송이를 선물 받았다. 올해는 추석이 빨라서 송이를 먹을 수 없어 다들 안타까워했었다. 남편의 퇴근 시간에 맞추어 호박송이채국을 끓여 아무 반찬 없이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총각김치와 함께 밥을 국에 말아먹었다. 토요일 커피축제에 갔었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지나가는 한여인의 향수가 너무 진해 싫다는 느낌이 확 들었었다. 비 때문에 향이 머물기만 하고 퍼지지 않아서 그렇게 느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간혹 과한 향수로 인해 코와 머리가 피곤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런데 송이향은 아무리 지나쳐도 과하지 않다. 송이향이 아까워 어머니께서는 송이 씻은 물도 아깝다고 난리 치시곤 했었다. 되도록 흙을 털어 낸 후 살짝 씻어내야 한다. 향이 날아가 버릴까 두려워 사진을 찍는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말았다. 얼마나 상쾌하고 맛이 있는지 아이들이 생각났다. 송이호박 채국을 끓여 내놓으면 흠흠거리면서 맛과 향을 즐겁게 누릴 줄 알기 때문이다. 언젠가 너무 송이가 많아 싸서 아이들과 함께 쇠고기와 함께 구워 먹었었던 기억이 새로웠다. 지난 장에 최고 싸게 거래가 되었었단다. 마침 오늘 아침 TV에 kg당 30 만원이라고 나왔었기에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작은 것과 큰 송이의 기둥을 냉동실에 얼려두었다. 꺼내면 물컹해지겠지만 향기는 남아 있을 것 같아서다. 머릿속까지 그 맑은 향으로 씻어지는 느낌이었다. 송이는 먹기만 해도 모든 우울감을 잊어버리게 하는 놀라운 힘이 있다. 올해도 송이를 맛볼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