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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걸상 2019. 8. 26. 22:46

수업을 마치고 오는데 멧돼지를 만났다. 정말 천천히 가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아침을 먹으면서 남편이 운전조심하라고 하였었다. 밤길 운전은 늘 짐승이 무섭다고 말해 주곤 했었다. 자신이 운전해 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맞닥뜨리게 될 줄 몰랐다. 별로 크지 않은 돼지였는데 경사가 꽤 깊은 산에서 물 쪽으로 가려고 했던 것 같다. 한 오십 미터 앞쪽에서 반대편 도로의 중간쯤 와 있었다. 아직 환하였기에 그냥 가고 있었는데 불을 켰더니 나를 발견하고 다시 돌아서 산 쪽으로 가버렸다. 나도 천천히 운전했고 멧돼지도 힐끔거리며 뒤돌아 보며 나를 경계하며 나와 같은 방향으로 걷더니 산으로 확 올라가 버려 안도의 한숨을 내 쉴 수밖에 없었다. 집에 와서 말을 하니 남편이 돼지에게도 치명적이었겠지만 차도 당신도 다 위험할 뻔했단다. 참 귀한 경험을 하게 된 것 같아 감사했다. 또 하나님께서 지켜 주셨음을 깨달았다. 작은 아이가 방학이어서 집에 돌아왔을 때 처음에는 눈알을 굴리며 밥을 먹었었던 이야기를 하며 어머님과 함께 웃었었다. 지금은 편안한 모습으로 밥을 먹고 있다고 말해 주었더니 작은아이가 “그래?”하며 자신은 몰랐었단다. “물론 하나님께서 돌보아 주시지만 외국이니 스스로 조심하며 자신을 지켜야 한다!”라고 어머니께서 말씀해 주셨었다. 멧돼지도 나도 조심하였기에 스스로를 지킨 느낌이 들었다. 물론 주님이 지켜 주셨기에 가능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