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녁을 챙겨 주어야 할 두 남자가 다 저녁 약속이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카페에 늦게 까지 있다가 예배에 갈 생각이었다. 남편에게 전화가 와 태워 달라고 하여 집에 와 보니 작은 아이도 약속이 취소가 되었단다. 얼마나 급하고 빠르게 작은 아이 저녁을 챙겼는지 냉동실의 전복을 꺼내어 흐르는 물에 녹이고 달걀을 미리 볶아두었다. 전복을 잘게 썰어 볶다가 양파와 파프리카를 넣어 볶다가 밥을 넣고 볶은 달걀을 넣어 전체를 볶아주어 완성하였다. <냉부해> 만큼 거창한 요리는 아니었어도 거기에 나온 셰프들보다 더 빠른 속도와 순발력으로 만든 것 같다. 남편이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였다. 땀이 얼마나 많이 나는지 한참 동안이나 식혀야만 했다. 예배를 마치고 집에 와 “맛있느냐?” 물으니 “정말 맛있었다!”라고 말해 주었다.
오전에는 강릉역까지 큰 아이를 바래다 주었다. 또 재료상에 들러 재료를 구입하여 돌아왔다. 수입그릇매장에도 들러 깨졌던 찻잔을 사 왔다. 받침만 남아 있었는데 따로따로 판매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다. 막내 형부가 출장을 다녀오면서 사주신 찻잔이다. 오래 써서 금박이 벗겨지기도 하고 금이 가기도 하였었다. 찻잔 받침만 있어서 애물단지 같았었다. 카페에 때로 이런 찻잔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서 구입을 하게 된 것이다. 친한 선생님은 옛날에 구입하였었던 오른쪽 찻잔이 더 맘에 드신다며 거기에 커피를 담아 달라고 하셨다. 사실 쌍이지만 찻잔은 같은 것으로 구입하지 않았다. 기호가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젠 나이가 들어 갈수록 세트여서 똑같은 것보다 각기 다른 모양이나 색깔이 더 매력적으로 여겨진다.
돌이켜 보니 정신없이 보낸 하루였다. 오랜만에 집에 온 아이들을 굶기지 않고 속히 건강을 회복 시켜 보내주고 싶어서 매 끼니마다 신경을 써가며 만들어 주느라 동동거리게 된다. 그나마 차가 있어서 기동성이 있으니 다행이다 싶다. 어머니께서 고들빼기김치와 가자미 식해, 김치를 보내 주셨다. 한결 수월해진 느낌이어 감사하다.
나의 바쁜 심정을 알아 주셔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