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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계국수

걸상 2019. 7. 2. 00:03

 

 

큰 아이가 먹고 싶다고 하여 초계국수를 만들어 줄 생각이었다. 마침 토종닭을 함께 구입하자고 하여 이만 오천 원에 한 마리를 구입했었다. 오는 날부터 삶아 국물을 식혀 김치 냉장고에 넣어 두었었다. 저녁을 먹고 난 후에 만들어 주어 사육 수준이라고 난리 쳤지만 조금씩만 맛보라고 하였다. 다행히 작은 아이가 맛있다며 검증해 주어 감사했다. 모든 야채도 집에 다 있던 재료들로만 만들었다. 파프리카가 빨강과 노랑이 있었고 오이피클도 있었다. 달걀은 지단을 만들어 국수처럼 길게 썰어 주었다. 국수대신 가는 스파게티 면이 있어서 사용하였다. 국물도 매실 진액을 넣어 신맛도 단맛도 은은하게 만들어 주었다. 토마토와 수박도 얇게 썰어 올려 주었다.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 볼 수 있어 행복했다. 아이들이 오니 땀을 뻘뻘 흘리면서 밥을 하는 내 모습을 보더니 남편은 고생이 많다며 다음 날부터는 저녁은 밖에 나가서 외식을 하자는 의견에 동의를 해 주었다. 월요일 저녁에는 어머니께서 밥을 사 주셨고, 오늘 저녁은 짬뽕이 먹고 싶다는 작은 아이의 요청으로 향에서 먹었다. 카페에 와서 아홉 시 반까지 같이 아이들의 자신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와 성경이야기를 나누고 옷도 고르고 장장 네 시간 동안 가족만이 카페가 주는 긴장감속에서 같이 있을 수 있어 좋았다. 비교적 낭만적이긴 해도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생각들을 이야기해 주었다. 아이들이 둘 다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했는지 믿음대로 살려고 얼마나 몸부림을 쳤는지를 듣는 시간이었다. 마치 스폰서 앞에서 보고하는 자리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참 감사했다.

 

우리 부모님도 닭은 키우셨었다. 정말 다양한 닭요리를 먹어 본 기억이 날마다 새로워지는 것 같다. 국물을 넉넉히 만들었기에 뼈에 붙어 있는 살점들을 다 발라 닭죽도 만들어 주었다. 처음에는 리조또 같은 느낌의 닭죽이었는데 갈수록 야채도 넣어 주어 정말 죽 같이 만들어 주었다. 닭죽조차도 되기나 야채들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느낌이 나도록 만들어 주게 되는 것 같다. 하나도 아깝게 내버리는 것이 없이 알뜰하게 먹어서 정말 뿌듯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