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바닷가를 걸었다. 해무가 서서히 올라 오고 있었고 파도가 엄청 큰 날이었다. 처음엔 추웠는데 추암까지 걸었더니 땀이 났다. 바다을 보고 있으니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삼척은 항구 도시지만 바다를 못보고 지나칠 때가 많다. 지난번에는 수업하는 곳에 너무 일찍 도착하여 GS에서 커피를 사서 바다를 바라보고 마셨었다. 차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혼자만의 호젓함을 누릴 수 있어 행복했었다. 추암에 올때 마다 느끼는 것은 너무 오버해서 개발을 했다는 것이다. 38국도에서 추암으로 들어 가는 길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모른다. 좁고 낮은 굴다리도 정말 인상적이었었다. 그냥 흔한 바닷가의 관광지로 전락하고 말아 속상했다. 증산은 마을의 모양을 그대로 살려서 오래된 해안가 마을의 향수를 잘 드러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산토리니 만큼은 아니더라도 무언가 바다를 품어 살아 온 좁은 골목 스토리를 잘 살려 주기를 기도했다. 아기 자기한 삶의 흔적이 묻어 나고 바다로 연결되어 바다를 보았을때 마음까지 확 트이게 만들어 주는 그런 걷고 싶은 길과 마을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