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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잎 생차

걸상 2019. 6. 8. 08:11

 

 

비가 온 후 맑음이어 좋고 또 아름다워 감사하다. 아침을 먹고 감잎을 따다가 생차로 만들어 마셨다. 더 잘 우러나도록 식가위로 썰어 펄펄 끓는 물에 넣어 주었다. 떫은 맛이 많이 우러날 것 같아 금방 물을 따라 주었다. 자취하는 아이들이 가져 갔다가 내게로 다시 돌아 온 강원도예 김병욱 선생님의 컵에 부어 마셨다. 첫맛은 싱거운 느낌이었는데 마실수록 온 몸을 휘감아 주는 따뜻함과 감냄새의 상큼함이 올라왔다. 탄닌의 맛이 차맛에 안정감을 부여하는 것임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저 밑에 깔리는 듯한 구수함이 느껴졌다. 또 그 떫음과 쌉쌀함은 나의 혀의 안쪽 깊숙한 곳까지 밀려 들어와 나를 놓아주지 않으려는 듯하다. 마치 나를 꽉 붙잡아 두고 싶어하는 차의 심산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바쁘지 않은 주말 아침이다. 우리 집 마당안에서 자라는 나무에서 따와 만든 감잎차와 함께 시작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

 

큰 아이와 작은 아이랑 새벽예배전에 함께 자고 깬 꿈을 꾸었다. 나 스스로를 기특하게 여긴다면서 내가 두 팔을 엇갈려 가면서 나를 토닥거리고 있고 아이들이 공감을 해주는 순간이어서 정말 행복했었는데 벨소리에 깨고 말았다. 한번도 아이들 꿈을 꿔 본적이 없었는데 너무 생생하여 지금 생각해도 기분 좋은 웃음이 날 정도다. 꿈 또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