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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 콘서톡

걸상 2019. 5. 17. 16:08

 

이토록 열정적으로 연주를 하리라고 기대하지 못했었다. 정말 온 몸으로 연주하는 것 같았다. 바이올린 특유의 밀고 당기는 간드러짐과 부드러움과 힘참과 강렬함이 어우러지는 연주가 정말 인상적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우울증으로 인해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다고 고백하였었다. 햇빛 조차도 너무 싫었었던 순간들이 있었기에 이젠 오히려 자신의 참됨을 찾아 낼 수 있었다는 고백이었다. 십대에서 이십대를 넘어가는 순간에 콩쿨로 높은 자리에 까지 올라 갔었지만 자신이 허상 같이 여겨지는 마음이 생겼었단다.

 

1992년 유고슬라비아 수도인 사라예보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해주며 첼리스트 베드란 스마일로비치가 희생자의 수인 이십이일 동안 연주하였던 곡(알비노니의 아다지오)을 들려 주었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설명하지 않아도 곡자체만으로도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저려왔는지 모른다. 온전한 슬픔이 다 느껴졌다. 집에 와서 그 여운이 남아 있어 검색하여 들어 보았다.

 

환희와 슬픔,절망과 소망을 온 몸으로 또 온 정신력으로 공기를 가르는 소리로 나의 영혼까지 전해주는 힘이 있었다. 가까이서 들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같이 호흡하고 같이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전자 바이올린이어서 더 잘 들렸던 것 같다. 짱짱하게 바이올린과 함께 걸어 온 일생을 느낄 수 있었고 오롯이 하나님을 의지하여 달려 왔음이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너무 멋져 보였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최고의 시간을 누릴 수 있어 감사했다. 그 작은 몸으로 그렇게 힘겹도록 자신의 삶을 살아 낸 것이 감동스러웠다. 몸이 자신의 악기인 바이올린을 닮은 것 같았다. <누군가 널 위하여>라는 찬양을 가사와 함께 연주하는 순간에는 참 슬펐지만 또 그 누군가가 궁극에는 예수님 자신이심을 알기에 참 힘이 되었다. 아이들에게 그 누군가에게 기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함을 또 깨달았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어서 그런지 내 마음이 노곤 노곤해져 있는 것 같다. 순식간에 감동의 도가니로 확 빨려 가게 됨을 느낀다. 정말 작은 무대임에도 몸을 사리지 않고 연주 해 주었던 그 열정과 마음과 믿음이 정말 최고로 날 행복하게 만들어 주어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