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 마을의 노을 그림이다.기다려서 노을을 찍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노을을 네번이나 보았다. 첫날 두바이의 사막에서 보았고 셋째날 이아 마을에서 그리고 산토리니에서 나오는 날 크루즈안에서 또 고린도에서 아테네로 들어가는 버스안에서다. 현지 가이드가 DJ가 되어 음악을 틀어 주는데 우리를 따라 오는 노을과 함께 여서 몇번이나 울컥해졌었는지 모른다. 노을은 너무 아름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그 붉음이 일출과 다르게 두렵게 느껴지셨다는 목사님의 고백을 들었을때 정말 공감이 되었다. 젊었을때도 노을을 바라보면 슬픔도 동시에 느꼈던 것 같다.
이번 현지 가이드는 참 특별했다. 자기가 맡은 네번째 팀이 우리였단다. 너무 아름답고 진솔하여서 감싸 안아 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들었다. 우리 아이들 같았고 또 너무 씩씩하고 또 세련된 전문가이기도 해 대견하였다. 자기 고민을 스스럼없이 털어 놓았는데 어떻게 도울 방법도 없었다. 마음 속으로 다짐을 하였던 것은 기도해주리라는 것이었다. 두바이에서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처음으로 남편과 떨어져 앉았다. 도경수와 조정석이 나오는 <형>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옆사람과 지나가는 스튜어디스에게 창피 할 정도였다. 마치 울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처럼 봇물처럼 나오는 눈물을 주체 할 수 가 없었다. 여행 중에 울고 싶었던 아름다운 감동의 순간들이 참 많았었다. 가이드도 그 부분의 한 몫을 차지 하였었던 것 같다. 가이드를 통해 여행에서 사람이 줄 수 있는 힘이 무엇인지를 정말 실감했었다. 여행지를 해설함보다 우리 삶을 객관적인 젊은이의 시선으로 해설을 해 주는 것 같았다. 휴게소 화장실에서 칫솔질을 하지 마시라 “보기가 좋던가요?”하며 물어 왔다. 호텔의 샤워 공간이 작아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오래된 호텔이어서 엘리베이터가 얼마나 구식이었는지를 이야기 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설명해 주었었다. 모든 일에 긍정적이었던 우리 팀은 불편함보다는 오히려 옛날 방식의 수동식 엘리베이터를 체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며 행복해 했다. 그 이면에는 재치있는 가이드의 몫이 컸었던 것 같다.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빨리 호텔에 들어 갈 수 있도록 호텔에 머무를 다른 팀과 비교하며 전의를 불태우게 만들었던 가이드의 화법은 우리가 웃을 수 밖에 없게 만들기도했다. 가이드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 생각도 났고 영화도 너무 슬프고 아름다웠다. 도경수의 상황이 IMF를 두번이나 겪은 그리스를 닮은 것 같기도 했다. 한꺼번에 어떻게 할 수 없는 감정덩어리들을 모두 배설한 느낌이 들었다.어젠 남편이 뉴스를 보면서 인터뷰하는 박지성을 보며 가이드 생각이 난다며 목소리가 귀에서 울리는 듯 하다고 하였다. 이젠 노을만 보면 가이드를 생각 하게 될 것 같다. 건강이 가장 귀한 것 같다며 <건강하시라>는 마지막 멘트를 들을땐 가슴이 찌릿해지며 먹먹했었다. 새벽기도 시간에 어떻게 기도해 주어야 하는지 몰라 내 마음을 하나님께 아뢰었었다. 언제까지 일지 모르지만 양가 조카들을 늘 기억하며 기도하듯이 그렇게 기도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