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의 짐을 챙긴 후 아이와 함께 수연산방에 갔었다.나는 늘 서울에 오면 가족들에게 카페에 가보자고 조르곤 한다. 차림표도 보고 맛도 볼 수 있어 좋았다. 오래된 한옥의 고색창연함과 정겨움이 어릴적에 우리가 살았었던 삶의 형태를 기억나게 만들어 주어 감사했다. 남편은 송차(12,500),아이는 호박범벅(13,800)나는 쑥말차(12,500)를 주문하였다. 쟁반이나 호박범벅이나 다완 받침들은 생활의 흔적으로 인한 상처들이 있었다. 그래도 정감이 있어 보였다.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손님들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외국인들도 많이 와 있었다. 커피가 없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말차를 먹어 보았냐며 다선과 물, 쑥말차가 담긴 다완을 쟁반에 올려 가지고 와서 “제가 해드리지 않아도 되냐?”고 물어 와서 “괜찮다” 하고 내가 만들어 먹었다. 담장 안에는 본 건물 말고 두 곳의 작은 건물이 있었는데 그 곳에도 손님들이 꽉 차 있었다. 오랜시간 찻집을 운영해 온 내공에서 우러난 경영의 느긋함과 정갈함이 느껴져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