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를 샀다.늘 사용하던 나무 그릇에 담았다. 이맘때쯤 일년에 한번씩은 꼭 만나고야 마는 친구(?)같은 느낌이다. 올해는 호두까기가 아니라 작은 망치를 도구로 사용할 생각이다. 호두 모양을 그대로 살려서 까고 싶은 욕심때문이다. 집안 한 귀퉁이에 밀어 놓아 두면 남편은 수시로 가져 와서 먹곤 한다. 호두껍질을 까는 일이 번거롭지만 기꺼이 즐거워 한다. 아이들이 없어서 더 오래 먹게 될 것 같다. 호두가 남으면 속살만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가 연잎밥을 만드는데 넣어 줄 생각이다. 만일 우리 아이들이 각자의 가정을 갖게 된다면 호두가 많이 나는 동네에 살고 있으니 해마다 한접씩 사서 보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