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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걸상 2018. 11. 12. 21:29

음식의 맛을 음미하고 향유함에 있어서 사람들은 그 음식을 받아 들이는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이 있는 것 같다. 유전자 코드가 다른 것 처럼 말이다. 그 사람이 살아 온 방식이나 환경들에 의해서 좌우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지난번 알리오 올리오를 삶을때 면수에 소금을 넣어 주고 맛보라 하니 바닷물처럼 짜다고 말하였다. 나는 깜짝 놀라 ‘그렇게 짠가?’하고 물을 더 넣어 주어야만 했다. 바닷가에 살기에 짠맛의 기준점이 바닷물일 수 있을 것 같아 이해가 되었었다. 오늘은 수업에서 블루레모네이드를 만들었다. 레모네이드를 만들어 놓고 맛을 보게 한 뒤 블루큐라소를 넣고 또 맛을 비교해 보라고 하였더니 앵두 맛이 난단다. 오렌지껍질에서 추출한 천연색소이니 그런 맛이 느껴 질 수도 있겠다고 말해 주었다.음식을 다 만든 후 먹을 때면 나는 맛에 대해 해설을 해주곤 한다. 또는 재료의 이름이나 영양성분을 포인트로 잡아서 스토리텔링을 해준다. 아이들의 기억속에 오랫동안 남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처음 알게 되는 음식이나 식재료들이 코드처럼 박혀지기를 바란다. 오늘처럼 숙주나물과 고기를 같이 볶을때면 신숙주가 어떤 사람인지를 설명하고 숙주나물을 소개하곤한다.또 식재료로서 숙주나물이 가진 매력들을 설명해준다.요리 수업이 아이들에게는 신세계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된다. 리코타 치즈를 만들면서 오늘은 남자 아이들뿐이니 화학실험같은 수업을 하고 싶었다고 말하며 우유 단백질인 카제인이 끓을때 막이 생기는 것을 설명하며 실제로 진행 되어지는 과정을 보여 주었다. 아이들은 레몬즙을 짜서 넣어 줄때 우우 단백질이 응고 되어 몽글 몽글 피어 올라오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 했다. 요리 수업은 더 실제적인 것이어서 더 매력적인 것 같다. 다 만들어진 치즈만을 먼저 맛보게 하고 또 야채나 견과류 과일과 발사믹 글레이즈와 함께 어우러졌을 때의 맛을 보게한다. 점차적으로 맛이 덧입혀지는 과정속에서 따로 따로 또 같이 맛을 보며 음식의 신비한 예술과도 같은 세계를 경험하게 되는 것 같다. 요리 수업을 하면 할수록 전공을 좁은쪽으로 쪼개는 것보다 이젠 통합하여 전체적인 맥락을 알게 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것을 골라 내어 공부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