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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말이

걸상 2018. 10. 1. 19:48

아이들에게 달걀말이를 만들어 보는 수업을 하였다. 얼마나 진지하게 잘 하는지 다음 수업에 한번 더 해보고 싶단다. 직장인인 우리 큰 아이도 달걀말이를 할때면 늘 조심스럽게 하곤 하는 것을 보았었다. 내가 곁에서 한사람씩 하는 것을 돕고 지켜본다. 기름을 바르는 것 달걀물을 두번에 나누어서 붓는 것을 잘 설명해 준다. 달걀을 깨고 물을 살짝 넣어주고 체에 내려서 알끈을 제거해주고 간을 맞추는 것이 쉽지만은 않으니 아이들이 나름 성취감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달걀물을 조금 남겨서 달걀의 살집이 떨어졌거나 망쳐졌을때 다시 되살리는 법을 알려 주면서 삶도 때로 잘못된 것 같았을때도 상처를 꿰메어 새롭게 회복 되어 갈 수 있다고 설명해 주곤한다. 퍼포먼스처럼 보여주고 먹어 보는 수업보다 아이들은 정식으로 제대로 된 요리법을 배우고 싶어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면 나도 보람을 느끼게 된다. 가르치는 일은 서로 같이 성장해 가게 만드는 것 같다. 요리 연구실처럼 한사람만 가르쳐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곤 한다.

 

오늘 또 하나의 요리 수업이 들어왔다. 계속 계획단계에만 머물러 있었는데 다음주 부터 시작 하기로 했다. 카페를 하지 않았을 때도 평소 이정도 수업은 늘 하였었다. 수업만 하는 것 보다 무엇이든 완제품을 만들어 판매해보는 것을 둘 다 하였을때 오는 성취감이 더 크다. 나의 나됨이 성장하는 느낌이 정말 커져서 하면 할수록 감사하게 된다.

 

새로운 수업을 하게 되어서 또 지난 달에 한 수업에 대해서도 해야 할 서류도 많아서 참 바빴다. 명절이어서 일들이 조금씩 늦추어진 탓이다. 요리 연구실 한쪽 구석에는 감추어 두지 않아도 되는 서류만 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바빴던 구월이 다 흘러가 버려 감사하다. 마지막날 까지도 할 일이 넘쳐나 시월 첫날인 오늘 아침에 일어나려 하니 아랫쪽 팔과 종아리가 너무 아파서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어제도 새벽부터 부추김치도 만들고 쿠키를 구웠었다. 큰 아이가 토요일날 세탕이나 뛰어야 할 정도였다고 말했는데 나도 그랬었던 날이었다. 수업에 카페의 손님맞이에 밤에 발효빵을 만드는 일까지 말이다. 오늘 내가 만든 발효 빵을 혼자서 뜯어가며 음미 할때가 어쩜 내게 가장 환상적인 기쁨의 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었다. 그 순간이 나로 하여금 빵을 만들게 하는 힘의 원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