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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상 2018. 8. 26. 23:15

 

 

광주에 오면 늘 터미널에 있는 책방에 들러 책을 산다. 오늘도 시간이 걸릴 것 같았지만 최대한 빠르게 세권의 책을 구입하였다. 언니네서 저녁을 먹고 병원에 왔다. 엄마가 새벽에 깨시면 곁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섬망증이 덜하다며 나보고 곁에 있어 주라셨다. 병원에 와 보니 엄마가 코를 골며 주무시고 계셨다. 간병인이 집에서 자다가 연락 드리면 오라셨지만 차가 있는 것도 아니니 택시를 타고 오고 가는 것도 쉽지가 않아 오늘 밤은 병원에서 밤을 세워야 할 것 같다. 오는데 여덟시간이나 걸려 피곤하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자판기에서 물을 오백원을 주고 샀다. 왜 이렇게 목이 마른지 모르겠다. 사층이어 창밖에 보이는 십자가들이 너무 예뻐서 자세히 보니 색깔이 여러가지로 변하는 십자가였다. 병원에 있는 의자에 와서 책을 폈다. 요즈음 내게 가장 와 닿는 문제다. 우리집 침대에서 눕는 것처럼 엎드려서 책을 편다.늘 그렇게 하듯이 주일 오후는 유일하게 쉬는 날이어서 세상 편하게 잠을 자는 날이다. 병원에 긴 장의자가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곳이어서 또 감사하다. 오늘 주일 말씀처럼 온전히 기뻐함이 무엇인지 깨닫는 순간이어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