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덩이를 안고 사는 것 같았었다. 동동거리며 움직이다 보니 에어컨 앞에 앉아도 최소한 한시간 동안은 그 열기가 꺼지지 않아 펄펄 끓는 여름속에 내가 있음을 처절하게 깨달았던 순간들이 스쳐지나 간다. 여전히 날씨는 뜨겁지만 오늘 하기로 한 일을 다 마치고 얼음 한 봉지를 통채로 꺼내 들고 에어컨 앞에 앉았다. 뼛 속까지 시원해지는 것 같다. 마음도 시원해진다. 이번 주 첫 수업을 마치니 평온해져 온다. 미주알 고주알 친한 선생님과 또 딸아이와 통화를 하였다.
칠월의 마지막 날이라는 사실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출석부를 기록하면서 아이들이 날짜를 이야기 말해 주어 알았다. 빠짐없이 이 무더위를 뚫고 수업을 하기위해 나 온 아이들이 너무 반가웠다. 얼마나 바쁜 칠월이었는지 돌이켜 보니 광주에도 갔었고 서울에도 갔었다. 오븐구입으로 인한 에피소드도 많았었다. 큰 아이가 잠깐 와 있어서 바빴지만 가족들끼리 오붓함을 가졌던 시간들도 있었다. 큰 아이 친구가 카페에 와주어 오랜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행복했었던 순간도 기억에 남는다. 정말 풋풋했던 나의 젊은 날을 되돌아 보게 만들었다. 앞을 알 수 없지만 주님의 은혜만으로도 마음이 풍족했던 시간들 말이다. 영어캠프를 위해 미국에서 오신 크레이그 목사님 부부와 아침 식사를 같이 할 수 있어서 또 행복했었다. 마지막 날에는 큰 아이 친구까지 스무명이 넘는 사람과아침시간을 함께 했어서 정말 좋았다. 순간 순간 최선을 다했었던 시간들이 모여 이루어진 칠월이 아쉽게도 후다닥 지나갔다. 덥지만 누구보다 날씨만큼 뜨거운 열정으로 젊게 살 수 있어서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