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는 밤이다. 일을 늦게 마친 날은 힘이 들어도 잠들기가 쉽지 않다. 오랫만에 산에 갔었더니 모든 다리와 팔이 아파 일어 날 수 가 없었다. 겨우 일어나서 출근하였다.저녁때 손님이 많았어서 감사했다. 커피를 볶느라 요즈음은 퇴근이 늘 늦어진다. 집에 오니 너무 더워 남편도 운동을 쉬었단다. 마루 테이블의 중간에 가로 질러진 곳에 내 발을 올리고 의자에 앉아 있으면 무릎도 종아리도 발바닥도 편안해진 느낌이다. 혼자서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핸드 폰으로 동영상을 보거나 하면서 무장을 해제시켜준다. 순간 집이 주는 안온함이 좋아 더 오래 앉아 있고 싶어진다. 생애 가장 아름다운 순간 인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카페를 한 이후로 안방은 남편의 차지가 된 것 같다.남편이 나 보다 안방에 더 많이 거하기 때문이다. 이젠 마루에 있는 의자가 내게 더 편한 곳이 되어버렸다.나혼자만 있을 수 있는 공간이다. 큰 아이와 밤늦게 통화를 할때도 거기에 앉아서 한다. 남편에게 방해 되고 싶지 않은 이유다.
잠이 오지 않으면 음악을 들으면서 잠을 청하곤 한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익숙한 노래를 틀어 이어폰으로 듣노라면 잠이 스스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