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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화요일

걸상 2018. 3. 28. 00:11

화요일이면 밤이 되어도 온 가족이 펄펄 살아있다.

 

남편이 야자 감독이어서 늦게 퇴근하여서다.

작은 아이도 열시쯤 내려와서 “아빠 아직 오시지 않았냐?”고 물어왔다.

남편은 배고프다고 난리였다.

수업을 여섯시간이나 했다며 그로키 상태로 열한시 십오분쯤 들어왔다.

여섯시 반에 저녁을 먹었으니 배가 고픈 것은 당연지사다.

잠이 오기까지는 모든 것을 내려 놓는 멍때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때 퇴근을 하면 잠들기 전에 충분히 긴장을 풀어 주어야 하는데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잠자리에 들어가는 시간이 항상 열두시를 넘길때가 많다.

힘이 든 날은 오히려 TV에서 나오는 소소한 이야기들에 대해서도 과장하여 반응하게 되는 것 같다.

우리는 평소보다 더 크게 즐거워 하며 웃곤 한다.

 

오늘도 남편이 씻는 줄 알고 기다리다가 문을 열어 보니 없었다.

이층 작은 아이의 방에 가서 한참 있다가 왔단다.

아이를 바라보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풀리나보다.

올해는 업무도 만만치 않아 남편은 어느 해 보다도 더 치열하게 살고 있다.

그러면서도 목공을 하고 싶어 며칠전 가공이 덜 된 나무를 구입하였다.

이번 주 토요일에 원주로 가서 나무 작업을 해가지고 오겠단다.

말릴 수가 없다.

 

나도 수요일 오전에 수업이 있어 화요일밤만 되면 긴장감으로 잘 못자는 편이다.

작은 아이도 그 시간대는 깨어 있는 편이어서 우리 가족에게는 불금보다 더 불타는, 그 이름 값을 하는 화요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