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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돈

걸상 2017. 11. 19. 16:21

 

 

큰 아이덕분에 한시간을 기다려 밥을 먹는 경험도 해보았다.

겨울과 같은 한파라는데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서서 기다리는지 호호 할머니들도 나처럼 기다리고 계셔서 정말 궁금했다.

바쁘니 터미널까지 마중 나오지 말라 혼자 찾아 간다고 하였는데 복병처럼 숨어 있는 난관이 많았다.

교통카드겸용 카드를 가져오지 않아 직접 티켓팅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백원이 모자라 출구에서 걸려 다시 충전을 해야만 했다.

이삿짐을 쌀 준비하기 위해 다이소에서 만나기로했었는데 신발을 잘 못 신고 와서 발이 아파왔다.

아이를 만나 신발을 사고 버스를 탔는데 교통카드를 어디에 붙여야하는 몰라 헤메니 어린아이 같단다.

 

일식집이었다.

새우 안심돈까스와 새우등심돈까스를 주문하여 먹었는데 모든 고기들이 정말 부드러웠다.

맛도 톡톡 튀는 맛이 아닌 은은한 맛이었다.

간도 밋밋한 것이 딱 내 취향이었다.

직접 만들었다는 소스와 비트피클, 김치도 인상적이었다.

고실 고실한 밥도 정말 맛있었다.

일정온도가 유지되는 곳에서 고기를 400시간 숙성하여 만들었단다.

내가 먹으러 들어가고 난 후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는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내겐 씹는 맛이 더 깊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우리 작은 아이랑 같이 왔다면 씹히는 질감이 더 컸더라면 이라고 말했을 것만 같았다.

야채를 잘 못먹는 일본인의 치아와 취향에 맞춘 것 같은 부드러움이 풍성한 야채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작은 아이는 오징어랑 문어를 너무 부드럽게 삶아 놓으면 씹히는 질감이 적어 맛없게 느껴진다고 말하곤 했었다.

 

큰 아이 덕분에 개업 이후 힘든 여정이었는데 정말 큰 위로가 되었다.

저녁 전에 프릳츠라는 카페도 들렀었다.

<커피는 과일이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 건 카페로 유명하단다.

현대사옥과 공간사이의 작은 한옥같이 꾸민 곳이었다.

토요일 밤에도 정신없이 일하는 종업원들의 모습이

날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앉을 자리가 없어 아침에 먹자며 빵을 사가지고 왔다.

다른 카페를 갈때마다 디스플레이를 한 것들을 보는 즐거움이 크다.

긴 스텐바에 여러 개의 드리퍼를 걸어 넣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