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알려 준대로 모자를 뜨기 시작했다.
왜 나는 레씨피대로 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요리 수업을 하면서 레씨피대로 안하면 잔소리를 하는 내가
뜨개질을 할 때면 책대로 하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모자 챙을 늘리느냐?
모자 길이는 얼만큼의 길이로 하는지?
처음 코만큼 뜨고 늘리란다
모자를써서 눈썹만큼 오면 챙을 만들어라!
소소한 팁을 주어 도움이 되었다.
나만의 모자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머리가 커서 모자가 잘 어울리지 않아 모자를 쓰지 않았었는데 말이다.
내가 만든 것은 언니가 뜬 파란색 모자와 사뭇 다르다.
언니는 많이 떠 본 실력이란다.
나는 실력도 없이 이권사님 것을 두개나 떠 드렸는데 내 작품을 선물로 받아주신 것이 감사할 정도다.
권사님 것은 실내에서 사용하는 것이었고 그때는 다른 이의 것을 만든다고 책을 열심히 따라서 만들었었다.
내 것을 보더니 막 웃는다.
감 염색해서 밤에만 쓰고 다녀야 겠다고 하니 폭소가 터졌다.
언니와 내가 둘 다 상의를 하지도 않았는데 모자를 만들고 있었다는 것이 신기했다.
언니는 모자는 예쁜데 쓰면 벙거지 같다고 아이들이 쓰지 말라고 하여 높이를 낮추고 챙부분을 다시 뜨고 있었단다.
언니의 조언 덕분에 서툰 솜씨의 내 모자도 갈수록 멋이 생기는 것 같아 안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