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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걸상 2017. 9. 21. 21:51

 

아이들이 전화를 주면 <별일 없니?>하고 묻는다.

어제도 큰 아이랑 통화를 하면서 <힘들다>고 하였더니 엄마는 일을 최근에 쉬어 본 적이 없어서 일이 주는 기쁨을 모른다고 퉁박을 준다.

작은 아이도 나보고 <목사님의 설교 말씀 듣지 않았냐?>며 <없는 것으로 불평하지 말고 있는 것으로 감사>하란다.

'내가 아이들의 잔소리를 들어야 할 정도로 벌써 늙었구나!' 싶어질 정도다.

 

작은 아이가 전화를 주었다.

<돈 없니!>

<아니.그냥했어. 누나가 돈 보내주었어. >

<이유를 말해봐 솔직하게>

<나에게 와 줄 수 있어?>

<물론이지>

 

마침 커피콩 중에서 한 종류가 다 떨어져서 사러가야 했기에 얼른 대답을 해주었다.

 

탁구장 앞에서 만나니 탁구를 하느라 옷이 흠뻑 젖어 샤워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아이방에 가서 아이가 샤워를 하는 동안 나는 설거지를 해주었고 냉장고에 있는것을 다 꺼내어 점검하고 냉장고 청소를 해주고 왔다.

다음 번에는 목욕탕 청소를 해주어야 할 것 같다.

 

엄마가 오면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하였다.

오랜만에 맛드린에 가서 소뼈탕과 내장탕을 먹었다.

밤 열시가 넘었는데도 동네가 펄펄 살아 있었다.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그 열기가 식을 것 같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탕을 먹을때면 식혀 먹어야 한다고 입천장이나 목구멍이 데일 수 있다고 늘 잔소리를 한다.

말을 시키면서 천천히 먹도록 유도를 해준다.

작은 아이가 얼마나 이야기를 많이 하는지 나보고 집중을 안한다고 두번이나 삐질 정도였다.

<문자보내? 뭐해?>

나는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었다.

일기 쓰듯이 사진을 올리고 글이 쓰고 싶어질때면 그 때의 감정을 놓치고 싶지 않아 후닥닥 써내려가는 스타일이다.

글감을 찾기가 쉽지도 않고 진솔하게 써내려가고 싶은 욕망때문이다.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도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내가 할 말을 잃을 정도다.

아이의 생각을 조금은 들어 볼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