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노트북을 가져다 놓았다.
영양사를 그만 둔 뒤 컴퓨터앞이 내 자리가 되었었던 적이 몇년만인가 싶다.
라디오에서는 kbs 클래식FM전기현의 세상의 모든 음악이 흐르고 있다.
조심스럽게 도자기 그릇을 내려 놓듯이 그의 목소리는 늘조심스럽고 예의롭다.
마치 잘 차려진 음식앞에 앉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음악과 함께여서 사람의 마음까지 차분하게 만들어 준다.
늘 스마트 폰으로 글을 올리다가 오랜만에 컴퓨터앞에 앉으니
나의 블로그가 새삼스럽다.
다시 만난 친구처럼 느껴진다고나 할까?
그러나 오랫동안 삶을 나누지 않아서 조금은 서먹한 그런 느낌이다.
지나 간 글들을 읽으며 가장 힘들어 했었던 순간의 글들을 읽어 보았다.
그림과 단순한 팩트만 적어놓은 글들이었다.
아마도 징징거리고 싶지 않아 방어기제를 발휘하기 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한참 블로그를 했었을 때는 글을 잘 쓰는 방법이 적힌 몇권의 책들을 읽어가며 열정을 다해 일기쓰듯 써내려 가곤 했었다.
컴퓨터에 앉아 있을 시간이 적었었고 스마트 폰으로는 글을 쓰기가 쉽지 않아 제대로 들어 오지 못했었다.
글은 쓰고 나서도 읽고 읽으며 고치고 단어도 만져 주어 생명을 불어 넣어주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어 아예 들어오지 않았었다.
오랜친구를 다시 만났다.
결국은 주관적인 글이지만 자신을 객관화 시켜볼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열심히 일기를 쓰듯 써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