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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나무

걸상 2024. 10. 21. 01:38

아직도 커피나무가 새잎을 드러내며 너무 반짝 거리며 잘 크고 있다. 남편이 집안에 가장 일찍 들여놓은 화분들인데 집안의 온도가 딱 적당했던 것 같다. 나무마다 모래알 보다도 더 작게 시작하여 새순을 내었는데 금방 넓적한 이파리가 되어 있어 바라볼수록 매력적이다. 너무나도 부족한 우리 곁에서 잘 자라 주니 친근감이 넘친다. 세어보니 거의 스물다섯 그루 정도나 되었다. 약 스무 그루 정도를 나누어 주었는데 생각 보다 커피콩에서 싹이 많이 났던 것 같다. 한 뼘도 안 되는 나무도 있는 것을 보면 다른 것들과 비교하여 늦게 트인 것들이 많았던 것 같다.

잎이 커지면서 가장자리 부분이 올록볼록 리듬감이 생기는 물결처럼 모양이 변하는 것도 정말 독특하다. 나도 모르게 한참 동안 식물멍을 하곤 한다. 커피나무를 보고 있으면 위안이 되는데 쑥쑥 크는 모습이 마치 나를 좋아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들게 만든다. 신의 색깔이라고 하는 초록빛이 주는 편안함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겨울 동안 우리의 공간을 내어 준 것을 참 잘한 일 같다. 남편은 화분을 집안에 들여놓는 일을 늘 힘들어하고 투덜거리며 반대를 하였었다. 그런데 커피나무는 정말 좋아해 주어 감사하다.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나누어 주고 싶어 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동네에 사시는 어떤 분은 커피나무를 베란다에서 꽃도 피고 열매까지 맺었다고 하는데 우리에게도 그런 날이 오기만을 설렘으로 기대하게 만들어주는 나무다. 생각보다 손도 많이 가지 않고 잘 자라 주기 때문이다. 졸지에 우리 남편이 식집사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게 만들었으니 정말 아름답고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