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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수집가의 초대

걸상 2024. 10. 8. 00:47


춘천박물관에 다녀왔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라는 제목의 전시회인데 고 이건희 회장이 수집하여 기증한 작품을 전시하였다. 전국투어 중 가장 마지막으로 춘천에서 전시 중이었다. 도자기가 가장 많이 전시되었어서 흑자 무형문화재신 김병욱 선생님께서 추천을 해 주셨고 같이 동행을 해 주셨다. 작품마다 해설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강릉정도로 가까웠더라면 몇 번 더 가 보았을 것 같다. 두 번 정도 전시 작품을 바꾸어 준다고 하니 정말 궁금했다. 음악회도 다 이해하려면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데 미술전시회 같은 경우는 전시작품이 방대한 경우는 늘 안타깝고 아쉽다.

학교 다닐 때 역사책이나 그림책에서 보았던 고려청자의 수준 높은 작품들도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번에는 백자에 대한 설명이 참 인상적이었다. 마냥 편안하기만 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작가들이 보여 주고 싶어 하였던 역삼감형의 긴장감을 설명해 주어서다. 긴장감을 보여주려고 목숨을 걸었다는 표현이 늘 느슨한 나의 삶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백자도자기에는 그림이 적기에 아라베스크 문양을 빽빽이 그려진 자기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했었다. 사실 도자기의 완성도에 비해 어떤 것은 그림이 허술해 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오히려 보는 이가 마음을 둘 곳이 생겨서 편안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는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도자기를 보면서도 마음을 둘 곳을 생각한다니 참 인간의 마음은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 때문에 그 아름다움을 향한 갈망 때문에 전시회를 열심히 찾아다니는 것임을 알면서도 의문을 가진다는 나 자신에 대해 웃음이 나왔다. 아름답게 여겨지는 것이라는 것이 나의 마음과 깊은 연관이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던 시간이었다. 선생님과 함께 도자기 전시회를 간 것이 두번째인데 설명을 들으며 관람을 하다보니 어릴적에 가보았던 국립중앙박물관에 다시 가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