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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추김치

걸상 2024. 9. 30. 21:10

아침에 장독대 쪽에서 키우고 있는 부추를 잘라 온종일 다듬었다. 지난번 김권사님께 부추를 다듬어 팔으셨었던 할머니가 생각이 났다. 3,000원 차리 일곱 단의 부추를 팔기 위해 아마도 전날 밤을  꼬박 지새우셨을 것만 같았다. 그만큼 소중한 일인데도 단순노동이라는 생각에 지루하고 억울한 것 같아 마음을 몇 번이나 고쳐 먹으며 다듬어야 했다. 오후에 민화를 그리고 와서 남편에게도 다듬는 것을 도와 달라 부탁을 하였다. 부추김치를 만드는 김에 무채김치도 같이 만들 생각에 무도 사 왔다. 풀을 쑤고, 양파와 마늘을 다듬는 일까지 열두 시간이나 걸렸다. 맛있을지 자신이 없지만 다 만들고 나면 항상 뿌듯하다. 이번에는 양념에 선물 받은 생밤도 채 썰어 넣어 주었고 최 선생님께 선물 받은 평창 사과도 갈아 넣어 주었다. 지난번에 만든 열무김치도 있어서 당분간 김치걱정을 안 해도 될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