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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장사과

걸상 2024. 9. 26. 18:02

추석 전에 김권사님이 맛 보라며 구역모임에 가지고 오셔서 맛을 보았었다. 남편이 요 며칠 동안 늘 집에만 있었으니 드라이브 겸 사과를 사러 가자고  하여 검색을 하여서 전화를 해 보았다. 딸기판매로 바쁘다고 하시면서 하장 우체국에서 세시에 만나자고 하여 출발하였다. 남편이 하장고에 근무한 적이 있어서 그곳 관사에서 살기 위해 시댁에 살다가 분가를 하였었기에 나에게는 남다른 곳이다. 한 상자에 사만 원이라고 하여서 좋다고 하고 올라갔었는데 사장님께서 손도 커서 기본 사과 말고 그 양만큼 상품이 안되어 판매하지 못하는 사과를 한 보따리를 주셨다. 또 돌배라며 향이 너무 좋아 따오셨다며 또 한 보따리를 주셨다. 우리가 멀리서 오는 것을 아시고 기름값까지 챙겨 주신 것 같아 정말 감사했다. 마음씀씀이가 너무 감동이어서 명절마다 친척들에게 보내는 사과를 이 집에 의뢰해야 하겠다고 다짐을 하게 만들었다. 너무 높은 곳을 단숨에 올라가서 그런지 귀가 아파 힘들었음에도 차 안에 달콤한 돌배향이 가득 찼다. 행복함이 마음의 깊숙한 곳까지 스며드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교습소에 도착하자마자 사과를 깎아 먹었다. 여름사과의 아삭하고 신선함이 입안에서 춤을 추는 듯한 느낌이었다. 볶아두었던 탄자니아 커피를 내려 마셨는데 남편이 산미가 덜한데 사과랑 함께 먹으니 잘 어우러지는 것 같단다. 남편이 큰 아이와 커피취향이 같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알게 되었다. 나는 아껴서 마셨는데 남편이 마지막에는 내 것까지 더 마셔버려 웃음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