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민화 그리기

걸상 2024. 7. 24. 00:32

자려고 누웠는데 국화꽃의 이파리를 바림해야 한다는 생각이 나서 번개처럼 일어났다. 아크릴 물감을 색을 섞어 만들어 가지고 왔는데 굳어 버리면 그림을 더 이상 그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밤을 꼬박 지새워서 그림을 그렸다. 이번학기의 마지막 작품이어서 마무리를 잘 고 싶었다.

오후에 주문한 코스타리카 생두가 왔다고 하여 교습소에 왔더니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그림을 그리던 물감이 남았는데 가져가 그림을 그려라”라고 말이다. 나를 민화의 세계에 입문하도록 만들었다는 이유로 카페로 같이 오셔서 그림을 그려주셨다. 민화는 그림을 그릴수록 신비하고 나에게는 뛰어넘을 수 없는 세계라는 느낌이 든다. 완성된 그림을 보고 있으니 얼마나 뿌듯한지 정말 기쁘다. 바림을 할때 한 번에 칠할 수 있어야 하는데 조심스러움과 자신 없음으로 인해 한없는 터치로 인해 깔끔하진 못하지만 우리 선생님과 언니 덕분에 잘 마칠 수 있어 감사하다. 성취감이 생겨서 지속적으로 그리고 싶어 지게 만들었다.

기회만 된다면 방학 중에도 무언가를 그리고 싶다. 우리 멤버 중에는 팔십오세 되신 분이 계시다. 그런데 얼마나 열정적이시고 그림 실력이 뛰어난지 당신은 민화반에 나오는 시간이 항상 기다려진다고 하셨다. 지금부터 이십오 년 후까지 내가 그림을 그리고 있을지 장담할 수 없지만 내겐 정말 도전이 되어 주신다.

연하게 색을 칠한 후 색이 다 스며들면 진하게 하려고 또 한 번 색을 칠하는 과정들을 통해 선명하게 색을 칠해지는 것이 참 신기하다. 스며드는 한지라는 종이가 주는 느낌도 특이하다. 바림을 통해 입체감을 살리는 것도 재미있다.

지난번 민화전시회에서는 ‘그 옛날에 어떻게 이런 색을 다 만들어 썼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긴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림이 아름답게 여겨진다는 것도 신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