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칵테일
주방에 사용하고 있는 소금이 너무 많다고 남편은 늘 툴툴거린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소금을 다 열어 놓았어서 반찬 할 때 이것저것 섞어서 간을 맞추곤 한다. 히말라야 분홍소금, 함초 소금, 친한 언니가 남해안 여행 갔다가 사 주신 심해 소금, 한살림 볶은 소금, 한살림 죽염소금등 내 마음이 내키는 대로 넣어 준다. 오늘 버터쿠기를 만들었는데 죽염소금을 넣어 주었다. 된장찌개를 끓일 때 된장이 약하면 함초소금을 넣고 죽염소금도 살짝 넣어 준다. 소금마다 맛의 각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섞어 써줄 때가 많다. 고급스러운 소금일수록 구운 달걀맛이 난다. 김밥을 할 때면 구죽염을 넣어 준다. 사 먹는 김밥에는 밥에 기름과 함께 다른 양념이 많이 들어가 밥같이 느껴지지 않을 때가 많아 싫다. 아무것도 넣지 않은 식사용 빵처럼 김밥도 식초나 참기름을 넣지 않고 소금을 살짝 넣고 다른 부재료의 간으로 만족스러운 김밥이 좋다. 무채김치를 무칠 때도 최소한 두 가지의 소금을 넣어서 사용하곤 한다. 어쨌든 가장 좋은 소금에 대한 열망으로 툭하면 소금을 사곤 한다. 나처럼 싱겁게 먹는 사람이 소금을 사모으는 것이 취미라고 하면 다 웃을 것이다. 모든 양념보다 식재료보다 가장 신중하게 골라야 하는 것은 소금이다. 강원도예 선생님이 전통가마에서 구워 주셨던 소금만한 것은 없었던 것 같다. 오늘 미역줄기볶음, 우엉볶음, 무채김치, 오이무침을 만들었다. 반찬마다 넣어 주는 소금이 다 다르다. 볶지 않아도 되는 것은 구죽염을 주로 넣어 주고 볶아야 하는 것은 볶은 소금으로 간을 하여 준다. 민화 수업을 같이 받는 친한 언니가 당근 라페를 만들어 선물로 주셨다. 우엉볶음도 만들 두었는데 김밥을 만들어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