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쿠키
남편이 수강생을 위해 쿠키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하여 오랜만에 쿠키를 만들 준비를 하였다. 아침부터 버터를 사 와 실온에 두었다. 달걀이 떨어져 반죽기를 가지러 가는 길에 한살림에 다녀 올 생각이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무언가를 만든다면 내가 구할 수 있는 한 가장 최고의 재료를 사용하여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오랜만에 만드니 얼마나 분주했는지 반죽기 몸통을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어서 손으로 거품기를 사용하여 만들었다. 맛있고 이쁘게 나와 줄지 걱정스럽다. 공식에 맞게 쿠키를 구워도 완성이 될 때까지 늘 조바심을 치게 된다. 큰 오븐을 없애 버려서 집에 있는 조그마한 오븐을 사용하니 더욱 그렇다. 팬 바닥에 종이호일을 여러 겹 깔아 주었다. 만들어 갈수록 작은 오븐에도 익숙해질 것이다.

수제쿠키의 수명이 짧아서 먹고 남은 것은 냉동실에 넣어 두라고 부탁을 하였다. 설탕도 한살림에서 사 온 것으로 만들었다. 파라과이에서 최소한의 물리적 가공만으로 당밀을 분리하여 만든 것이라고 한다. 레시피에 나온 것보다 설탕양을 훨씬 적게 넣어 주었다. 덜 달고 더 딱딱하지만 자꾸 먹고 싶어지는 맛이다. 나는 버터쿠키는 얼굴이 하얗게 나와야 한고 설명을 하곤한다. 흰설탕을 넣은 것이 아니지만 굽기의 정도를 그렇게 말해 준다. 하얀 얼굴이 나오려면 쿠키 전체를 일정한 높이로 짜야 완벽하게 골고루 잘 익는다. 온 집안을 어질러 가면서 굽기 시작했으니 좀 더 구워 냉동고에 넣어 두고 꺼내 먹어야겠다. 남편이 내일에 있을 구역모임에도 가지고 가고 싶단다. 쿠키를 굽다보니 지나간 일들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다가온다. 버터쿠키를 만드는 수업을 하는데 다른 재료는 준비를 다해갔는데 짤주머니가 없어서 도계 빵집사장님께 사정을 하여 빌려 썼던 일이 생각나서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감사하다. 단 일회성의 만남이었어도 정말 아름다운 사람을 만난 것이었음을 새삼 깨닫는 순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