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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고
걸상
2023. 10. 21. 22:32
안동 생강을 사서 생강고를 만들었다. 큰 아이에게 보내 주고 싶었다. 생각보다 많이 춥다고 하니 늘 걱정스러웠었다. 어제 아침 일찍 모래밭 걷기를 마친 후 하루 온종일 생강만 만진 것 같다. 생강은 생각보다 까다로운 식품이어서 늘 조바심치게 만든다. 너무 늦지 않게 만져야 생강물도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 국물을 짜고 난 생강찌꺼기도 생강 녹말과 함께 섞은 후 설탕을 충분하게 넣어 생강청을 만들었다. 발효된 다음 고기조림이나 찜, 볶음에 넣으면 정말 완벽한 음식이 되기 때문이다.
껍질을 까고 사 두었던 믹서기가 고장이 나 작은 믹서기로 생강을 가느라 정말 힘들었다. 그럼에도 다 만들고 나니 성취감에 빠져들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다 만든 다음 남편과 한잔씩 만들어 생강차를 마셨다. 열이 입안으로 퍼지면서 온몸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한살림에서 사 온 원당과 르완다에서 사 온 꿀을 사용했다. 색감과 농도도 적당한지 잘 모르겠지만 정성을 다 하였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저녁때 남편이 밭에 갔다가 고추를 가져와서 내친김에 고추청도 만들어 보았다. 발효가 잘 되게 하려고 매실진액도 살짝 넣어 주었다. 백일쯤 지난 후에 생강청과 고추청이 어떻게 맛을 내어 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