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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산재 약장
걸상
2023. 5. 23. 19:08

같이 갔었던 일행 중 한 분은 이번 여행 중 가장 인상이 깊었던 곳은 쌍산재였단다. 정형화되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물씬 넘치는 곳이어서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다. 처음에는 해설해 주신 분들이 없어 둘러보면서 지레짐작을 해보기도 하며 걸었었다. 궁금하였던 부분들이 많았는데 맨 마지막에 주인장을 만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어 좋았다. 연못도 예뻤지만 마지막 문을 열었을 때 저수지가 보이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시간이 넉넉했다면 저수지 주위를 걸어 보고 싶을 정도였다. 자녀들의 학업을 위해 서당을 만들어 동네의 다른 집의 자녀들에게도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다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입구에 있는 대문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작은 집이 있었는데 그 마루에 있는 약장에도 관심이 갔다. 왜 약장이 이곳에 있는지 약방을 했었는지 물으니 가족의 건강을 위해 늘 약초에 관심을 갖고 관리를 하였는데 동네 분들에게도 필요한 약을 주기도 했다고 한다. 자녀의 공부나 학문을 하는 것도 지역사회를 향한 배려가 엿보였는데 약품에 대해서도 동네를 향해 늘 열려 있었다는 사실이 참 인상적이었다. 약초를 얻기 쉬운 곳에 살고 있었지만 최고의 약초를 탐하여 관리하고 타인과 나누려고 했던 것이 아름답게 여겨져 감동이었다.
우물의 위치도 인상적이었다. 마을 사람들과 공유하기를 원했었던 마음이 읽혀서다. 흙냄새가 났었지만 물맛에서 단맛이 났었다. 운조루의 뒤주 이야기만큼이나 감동적이고 따듯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