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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식탁
걸상
2023. 5. 4. 22:27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남편은 여행하기엔 성가신 날씨라면서도 오랜 가뭄 끝에 오는 비여서 반갑단다. 언니네 오니 정말 행복하다.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에 잠이 달아났다. “쉬는 날이니 저녁 후 커피도 괜찮다”라고 큰 소리를 쳤는데 벌을 단단히 받고 있는 것 같다. 갈수록 정신이 또렷해지는 느낌이다. 비가 많이 온다고 예보하고 있어 하루 일찍 출발했다.
조기 민어 고사리찜을 만들어 주었다. 얇은 생선 비린내가 얼마나 맛스럽게 나는지 마당에서 구미가 당긴 고양이들이 얼마나 야옹거려 시끄러울 정도였다. 오징어와 두릅숙회와 취나물 무침도 정말 맛있었다. 묶은지와 쪽파김치도 환상 그 자체였다. 몸살감기가 다 나아 다이어트를 새롭게 시작하려고 했는데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마치 엄마가 해 준 밥을 먹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언니가 어느 때 보다 건강해 보였고 생동감이 넘치는 삶을 살고 있어서 감사했다. 아침 늦게 까지 잘 수도 있었는데 큰 아이가 전화를 해주어 아침 일곱시에 일어 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