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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맛
걸상
2022. 11. 15. 13:33
수업에 아보카도를 가지고 간 것이 이번이 두번째였다. 이번에는 물렁물렁한 정도 보다 살짝 딱딱한 상태였는데 처음에는 적응이 안되어 버렸다던 아이들이 이번에는 맛있어 하여 신기했다. 한 아이가 전복맛이라고 말해 주었다. 다른 아이들도 인정을 하였다. 나도 먹어 보니 아이의 설명대로 전복회를 먹는 느낌이었다. 약간은 딱딱하나 무언가 맛있는 친숙한 전복 맛이었다. 새로운 것을 맛 볼때 사람들은 언젠가 자신이 먹어 보았던 것들을 생각하며 비교해 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이가 전복회 맛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 신기했다. 나도 나름 맛을 설명해 주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었는데 다른 이의 맛에 대한 느낌과 설명을 그대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어서 참 기분이 좋았다.
TV의 세계여행프로그램에서 송로 버섯을 넣은 요리를 맛보며 쑥향이 난다고 말하며 리포터가 시청자를 향해 맛을 설명했던 순간이 생각났다. 내 생각에는 쑥향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개인의 주관적인 맛에 대한 기준이 참 다르구나 생각되었다. 새로운 요리의 맛에 대해 설득을 당한다는 것은 정말로 어렵지만 또 쉬운 일 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였던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