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도움의 손길

걸상 2022. 7. 13. 16:45
분명 힘든 일을 한 기억도 없는데 오른 쪽 무릎이 너무 아프다. 얼굴 마사지를 해주시는 분이 몸이 다망가진 것 같으니 먼저 몸을 관리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단다. 아마도 몸살이 왔는데 가장 연약한 부분이 탈이 난 것 같아 보인다. 아버지를 보내느라 마음이 탈이 난 것이어서 몸도 따라 아픈 것 같다.

자녀를 키우는데 온 집안이 도와야 하고 온 동네와 나라가 도와야 한다는 말이 있다. 아버지를 모셔왔는데 얼마나 많은 도움의 손길이 있었는지 모른다. 내가 받은 그 모든 은혜를 갚을 길이 막막하다. 작은 형부의 큰 아이에게 다달이 주신 장학금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내 주위에 얼마나 따뜻한 분이 많은지 모른다. 물질적인 후원도 참 많았기에 늘 넉넉했던 것 같다. 수시로 빵을 만들어 주셨고 맛있는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 주신 회장님을 절대 잊지 못한다. 이제 나도 회장님의 손주들에게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 주려고 애쓸 생각이다. 정말 많은 분들이 아버지께 드리라고 빵과 과일들, 채소들, 달지 않은 노브랜드 음료수들, 각종 다양한 음식들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사서 주셨고 종류도 다양했다. 정말 많은 분들이 “고생한다”고 점심은 얼마나 많이 사주셨는지 모른다. 마지막 가장 더운날이었는데도 장례식장까지 와 주신 분도 계신다. ‘아빠가 복이 많으신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어머니도 “사돈 오라버니”때문이라며 손수 아버지 입맛에 맞는 멸치볶음등 옛날 방식의 조리법으로 반찬을 정말 많이 만들어 보내 주셨다. 어떻게 상을 차리고 반찬을 드리야 하는 것도 어머니께 배웠다.

나는 어떻게 할 줄도 모르고 아버지를 모시기로 마음만 먹은 것인데도 돌아가신 지금까지 “잘했다”고 다들 응원을 해 주셨다. 오늘도 “이젠 아버지께서 하나님을 만났다”고 “기뻐하라!”고 “힘들어 하지 말라!”고 격려해 주셨다. 내가 “못해 드린 것만 생각난다”고 하니 “아마도 반대로 아버지는 내가 잘해 준 것만 기억하실 것”이라고 말씀해 주어 정말 큰 위로가 되었다. 아버지를 모셔 보니 인간의 도리에 대해 더 공부하게 된 것 같아 감사하다. 모든 가족이 또 온 동네가 같이 모셔 준 것이었고 나라가 아버지를 모셔 준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어 감사하다.

큰 언니는 어제 “이년동안 너때문에 아버지를 잊어 버리고 살아서 감사하다”고 말해 주었다. 그러나 사실 날마다 전화를 해주어 항상 아버지의 안부를 물어 주었다. 아버지와 관계된 모든 일을 언니와 항상 의논을 하였기에 늘 힘이 되었다. 아버지의 죽음도 언니에게 가장 먼저 알릴 수 밖에 없었다.

이 글을 쓰면서 ‘나도 부모님을 모시거나 아이를 키우는 친한 이웃 분들께 내가 받은 대로 동일한 모습으로 원수를 갚아야겠다’고 다짐을 한다.

큰 아이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 그 순간 만큼은 내색하지 않고 가장 기쁜 모습으로 아이들 앞에 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