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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딸기잼 그리고 보리수잼

걸상 2021. 6. 15. 20:16



김선생님께서 딸기를 따러 오라고 연락을 주셨다. 해마다 어김없이 초대를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또 아버지를 모시고 왔던 터여서 정신이 없어 시간을 맞추지 못해 딸기를 따러 가지 못했다. 선생님의 성의를 알기에 정말 미안했고 또 아쉬움이 컸었다. 일년 중 한번쯤은 꼭 만들어 먹고 지나 가고 싶은 음식 중 하나가 산딸기 잼이다. 선생님의 권유로 보리수 열매도 얻어 왔다. 오자마자 보리수 잼을 먼저 만들기 시작했다. 나물이나 고무딸기나 따는 재미에 취해 욕심을 내면 집에 와서 늘 문제다. 갑자기 할 일이 너무 많아져서다. 딸기 잼도 만들어 큰 아이와 맛을 보는데, 말은 “단맛도 적당하고 둘 다 맛있다” 고 하면서도 큰 아이는 신맛이 많은 보리수 잼만 먹고 있었다. 단맛이 강한 딸기 잼보다 다양한 맛이 살아 있고 각각의 맛이 유지되어 각이 살아 있는 신맛이 많은 보리수 잼이 더 상큼했다. 신맛의 정도가 마치 잼을 다 만든 후에 레몬즙을 짜 넣어 준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보리수 열매가 잘 익어 끓이기 전에 성긴 채를 이용하여 씨를 먼저 분리를 해주었다. 야수파 화가인 마티스의 빨강색이 나와 만드는 도중에도 신기했다. 잼을 만들때면 늘 설탕을 넣어 진붉은 색이 나올 때까지 조려 주곤했다. 두가지 잼을 같은 색이 나올 때 까지 끓여 주었는데 보리수 잼은 토마토 페이스트 수준의 딴딴한 느낌의 잼이 되었다. 처음 만들어 보는 것이어서 실수를 한 것이다. 처음 만들때 부터 맛보는 순간까지도 무언가에 홀린 듯하였다. 마치 신세계를 경험하는 것과 같이 신비한 느낌이 들었다. 나중에 보리수 열매를 더 얻어와 다시 만들어 지난번에 만든 것과 같이 섞어 적당한 질감의 잼을 만들었지만 여전히 질감이 잼의 질감이러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딴딴한 두부 같다. 잼을 만들때면 더 맛있게 만들고 싶어 늘 고민하게 된다. 생강가루와 소금도 살짝 첨가하여 맛의 깊이를 더해 주었다. 젊을 때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느라 집중하여 오랜시간 끈기를 가지고 해야만 하는 일에 매력을 느끼진 못했었다. 신기하게도 나이 먹는 것은 이런 일에서도 소소한 행복과 기쁨을 찾게 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큰 아이가 올라 가면서 두가지 잼을 다 챙겨 가지고 갔다. 이삿짐을 들고 가는 것처럼 잔뜩 챙겨 가는 모습이 안스러워 보였지만 한편으로 자기 스스로를 챙기기 위한 것이어서 감사하기도 했고 대견했다.

보리수 나무가 궁금해서 검색을 해 보았다. 마치 색감이나 질감이 토마토 페이스트를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살펴 보니 토마토에 들어 있는 라이코펜이 많다고 하여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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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나무 열매에는 비타민A 비타민C 비타민E 등의 비타민과, 마그네슘 칼슘 칼륨 인 철분 등 각종 미네랄이 다량 들어 있다. 또한, 보리수 열매에는 우리 몸에서 항산화제로 작용하는 식물성 화학물질인 플라보노이드와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특히, 카로티노이드의 일종인 리코펜이 매우 풍부하다.

리코펜은 붉은색 계열의 색소로 토마토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항산화 성분이다. 이 물질은 우리 몸에서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하는데, 보리수 열매에 들어 있는 리코펜의 양은 토마토에 들어 있는 양의 적게는 5배에서 많게는 20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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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름의 명품 잼을 만든 것 같아 뿌듯했고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