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다 지나 간 것 같았는데 오늘은 몇번이나 흠뻑 젖도록 땀이 났다. 작은 아이가 집에만 있으니 늘 먹고 싶은 것이 많다. 요즈음은 생 야채를 토핑해 만든 비빔밥 보다 야채를 볶아서 넣어 준 비빔밥이 먹고 싶단다. 또 엄마가 만든 김밥이 땡긴다고 하여 홈플러스에 간 김에 두가지 메뉴의 재료들을 사왔다. 저녁 메뉴로 비빔밥을 만들었다. 아침에 나가기 전에 미리 만들어 두었던 채김치가 잘 익어 있어 감사했다. 아침에 만들어 둔 미역줄기 볶음과 호박채볶음, 어머니가 얼렸다가 주신 곤드레 나물볶음,가지채와 당근 채 볶음, 콩나물 무침, 건 표고버섯볶음과 쇠고기 볶음, 팬에서 구운 달걀 반숙을 올려 주었다. 고추장에 매실 청을 조금 넣어 부드럽게 하여 주었는데 정말 맛있게 먹어 주어 감사했다. 아버지는 모든 비빔밥 재료를 따로 따로 잘게 썰어 드렸는데 잘 잡수셔서 감사했다. 김밥은 내일 아침에 만들어 줄 생각이다. 당근도 미리 볶아 두었고, 시금치 대신 미나리를 사서 데쳤고, 달걀 지단도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단무지는 길게 썰어 체에 바쳐 물기를 빼 두었다. 이번에는 우엉을 넣어 보려고 조림을 만들었다. 내일 아침에 나머지 재료를 팬에서 구워 주면 될 것이다. 지난 번에는 두 줄을 만들어 주었더니 네 줄까지 먹을 수 있다고 하며 더 먹고 싶어 했다. 내일은 점심까지 먹을 수 있게 넉넉히 만들 생각이다. 중국에서는 주로 매식을 하여서 입맛이 정말 짰었다. 그런데 이제는 나보다 더 싱거워졌다. 도미노 피자를 주문하여 먹는데 내가 짜다고 하였더니 아이도 짜게 느껴 진다고 하여 신기했다. 식습관이라는 것이 서서히 스며 드는 것처럼 오랜 시간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아이가 입국한지 팔개월이 지났다. 청춘의 매력은 미래가 정해져 있지 않은 불안함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늘 하곤 했었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해 계획하고 준비 해 왔던 모든 것이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아 더 막막하고 답답하여 불안 할 것 같아 안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