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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블루

걸상 2020. 8. 3. 10:36
그레이스 켈리가 바다를 끼고 도는 도로를 운전하다가 말썽을 피우는 십대의 딸과 함께 바다로 운전대를 돌려 죽은 이야기를 늘 기억하며 운전을 한다. 유난히 바쁜 여름을 보내고 있어서 그런지 바닥난 체력때문인지 정말 우울할때가 많다. 처음 코로나 19가 시작되어 창궐했을 때 보다 긴장감이 떨어져서 그런지도 모른다. 어느 정도 코로나19도 잡혀져 가는 상황이 되어 일도 하게 되었는데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바쁜 내 일상에서 오는 힘듦이 겹쳐져 우울한 느낌이 더 깊어지는 것 같아 스스로를 경계하게 된다. 우리 엄마의 갱년기가 시작된 나이 대를 살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안산 언니가 엄마의 갱년기때 함께 살았었는데 당신이 그 나이가 되니 엄마가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었다고 이야기를 해 주었던 기억이 난다. 몸도 마음도 지쳐 가는 것 같은 순간이 있었다. 카페로 가다가 성당 마당으로 올라가 한참 동안 차 안에 머물며 기도를 한 적도 있었다. 수업하는 학교에 미리 일찍 도착하여 차 안에서 쪽잠을 자며 잠을 보충하며 피곤을 푼 적도 있었다. 언젠가는 손목이 너무 아파 양쪽 손목에 파스를 부치고 일을 했었다.

남편은 자신이 책임 질 사람이 너무 많아 부담감을 갖고 살게 된다고 말하곤 한다. 나도 표현 하지 않았지만 남편의 고백을 들으며 같은 부담감이 내게도 있음을 깨달았다.

카페에 오면 유난히 교회에 많이 올라가 머물곤 한다. 요즈음은 일주일에 세번 이상 한시간이 넘도록 피아노에 앉아 찬양을 하며 기도를 하고 있다. 주님만이 주시는 위로가 정말 크기 때문이다. 야행성이기도 하지만 아버지가 잠드신 후가 편하기 때문에 늘 밤늦은 시간이 되어야 자유로워진다. 나 혼자만의 시간과 귀한 공간을 즐길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 나의 침체되는 마음을 일구어 회복하게 된 원동력이 되는 시간이다. 어느 누가 무엇이라 해도 주님안에서 얻는 새로운 평강과 회복을 늘 경험한다. 아이들이 생애 전환기여서 기도 제목이 늘 넘치며 또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실제적이다. 남편도 안방에서 나름대로 자신만의 시간을 갖게 되니 좋아하는 것 같아 보여 감사하다.

거북이가 엉금 엉금 천천히 변화를 눈치 챌 수 없게 기어 가듯이 그렇게 조금씩 코로나19상황도 내 마음의 우울도 회복되어 가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