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와 오늘도 장을 보러 갔다. 늘 내가 먹이고 싶은 것들만 사와 반찬을 해주니 아이는 스스로 먹고 싶은 것이 있을 때면 장에 가자고 조르곤 한다. 한달에 한번쯤 있는 일이다. 사게 되는 것들은 보통 간식류 들이다. 오늘은 노동집약적인 날이었다. 집에 오자 마자 “고생한 내 발” 하며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얼른 씻고 침대로 들어가 쉬려고 누웠는데 작은 아이가 내려와 홈플러스에 가잔다. 스프링처럼 재빨리 일어나 옷을 입고 아이와 같이 움직였다. 같이 걸을 때면 또 자신의 속을 다 털어 이야기를 한다. 아이의 이야기는 늘 중독성이 있다. 그 당시에는 못했던 이야기를 이제는 과거형으로 디테일한 자신의 감정까지 이야기를 다 해 준다. 연어 초밥은 어릴적에 엄마가 열심히 사다 준 추억의 메뉴란다. 비비고에서 나온 냉동만두를 고르기에 “중국에서도 이런 것을 사다 먹었냐?” 물으니 “한국제품은 비싸서 사 먹을 수 없었단다. 집이어서 맘대로 고를 수 있겠지 싶다. 다섯개만 먹으면 딱 적당한 맛의 만두란다. 아버지에게 드릴 요구르트도 사고 몽블랑빵과 귤 주스도 샀다. 더위가 갑자기 찾아 와서 입맛이 없을 만도하다. 아마 참신하고 가벼운 것이 먹고 싶었던 것 같다. 남편과 장에 가면 서로의 견제 속에서 긴장감이 넘치는 편이다. 아이들하고 쇼핑을 하면 ‘이렇게 함께 쇼핑할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더 있겠나?’ 싶어질 만큼 장을 보는 시간이 참 달콤하다. 수박도 사와 냉장고에 넣었는데 집에만 오면 수박이 먹고 싶다고 하는 큰 아이가 정말 많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