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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미역국

걸상 2020. 5. 22. 23:27

전복을 선물로 받았다. 전복으로 미역국을 끓였다. 들기름에 전복을 썰어 볶다가 미역도 같이 넣어 볶아 주었다. 뽀얀 국물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깜짝 놀랄 정도다. 정말로 맛있어서 한솥 가득 끓였는데 나혼자 몇 번이나 먹었는지 모른다. 미역국을 끓이다 보면 집안 전체에서 은은한 바다향이 나는 것 같아 마음이 설렌다. 빨래를 널고 이층에서 내려 오는데 그 바다 내음이 단백질을 오랫동안 끓일때 나는 구수함과 어우러져 식욕을 자극하였다. 부엌으로 들어가면서 고생이 많아도 이렇게 음식냄새가 펄펄 넘치니 진정 사람 사는 집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나는 어릴적 부터 왜 그렇게 미역국을 무조건 좋아 하였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우리 아이들도 제대로 끓인 미역국을 정말 좋아한다. 영혼을 울리는 음악과도 같은 음식인 것 같단다. 이번에 사용한 미역은 남편이 원주 스승님께 갔다가 선물로 받은 자연산 미역이어서 그런지 더 특별하고 맛있는 것 같다. 국은 많은 양을 만들면 더 깊은 맛이 우러난다. 미역국은 하루 전날 부터 시작하여 항상 커다란 솥에 한 가득 끓이게 된다. 전복도 쇠고기처럼 오래 끓일 수록 부드러워져 약불에서 곰국을 끓일때 처럼 끓여주었다. 남편이 “당신이 끓여 준 미역국은 각별 하다”고 감탄사를 연발해 주니 늘 힘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