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상 2020. 5. 15. 09:06

 

늘 아버지가 일어나실때까지 기다린다. 요양원에서 무조건 다섯시에 깨워 두시간 동안 준비를 하여 일곱시에 아침식사를 하셨다고 했다. 추운 겨울동안을 요양원에 계셨는데 새벽예배시간에 일어나셔야 했으니 정말 힘드셨을 것 같다. 점심 모임이 있어 ‘일찍 점심을 드시게 해야지’ 라고 계획한 날은 열시에 일어 나시곤 한다. 단체 생활이라는 것이 기다려 주지 않고 함께 움직여야 해서 소소한 자유가 없다는 사실이 힘들었다고 말씀을 하신다. 취침 시간이 오후8시인데 하루종일 고달프고 힘들어 큰 언니에게 매일 집에 가고 싶다고 몇번씩 전화를 하셨단다. 엄마랑 함께 한방에 계셨을 때는 몰랐는데 각자 다른 방에 살게 되니 의지하는 사람이 없어서 외롭고 힘드셨단다. 아마도 우리 집에서도 당신의 집만큼 편하시지 않으실 것이다.

 

남편이 학교 급식을 하지 않아 2월부터 4월 10일까지 식당을 전전해야 했다. 하루는 너무 좋아하는 식당에서 밥이 떨어졌는지 햇반을 압력 솥에 쪄서 주었는데 그때 부터 실망이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 덕분에 내가 매일 점심을 챙기고 있어 집으로 오기 시작했다. 국내산 쌀로 햇반을 만들지만 맛을 더 좋게 하기 위해 미강을 일본에서 수입을 하여 쓴다고 하니 일본 농산물을 믿을 수 없단다. 밥솥에 밥이 떨어지면 무조건 밥을 하여 떨어지지 않게 한다. 밥솥을 새로 좋은 것을 구입을 하였더니 밥맛도 좋아 늘 든든하다.

 

제철에 나는 반찬도 미리 미리 준비를 해 두어야 한다.아버지가 “정말 맛있게 먹었다”고 인사를 해주는 편이어서 더 맛있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늘 넘친다. 한달이 지났는데 아버지의 몸무게가 1kg가 늘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