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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의 일상

걸상 2019. 12. 27. 20:03

 

아이들에게 요리특강을 하게 되었었다. 한 아이가 양상추를 씻으면서 “양상추 속은 어떻게 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고갱이”라는 단어에 대해 설명해 주다가 문득 남편이 “자신의 고갱이를 나에게 주겠다”던 결혼전 편지글이 생각났다. ‘결혼해서 지금까지 변함없이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아낌없이 나에게 주었구나!’ 싶어지면서 감사한 마음이 새삼 커졌다.

 

컴맹이 아닌 상태로 살아 왔는데 집의 컴퓨터가 오래된 것이어서 내가 꼭 들어야만 하는 강의를 들을 수 없었다. 음식점 위생교육과 강사로서 꼭 들어야 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수강신청을 할 수가 없었다. 하나는 큰 아이가 다른 하나는 남편이 도와주어서 가능했다. 오롯이 남편의 공로로 숙제를 다했기에 또 감사함이 넘쳐났다.

 

동유럽여행을 갔던 큰 아이가 자신의 방키를 잃어버렸던 순간에 전화를 걸어와 마치 내가 그곳에 함께 있는 것 같은 쫄깃함을 갖게 했었다. 마침 친한 선생님 집에서 크리스 마스 파티를 하고 있었다. 덕분에 하나님께서 아이와 함께 해주심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기도 해서 감사했었다. 때로 우리 자신의 실수가 다음 번에는 더 조심하도록 만드는 것임을 깨닫기에 더 느긋하게 현실을 바라보게 만들어 주는 것임을 깨닫곤 한다. 아이의 여행이 딱 그랬던 것 같다.

 

지난 번에는 방학만 하면 집으로 돌아 오고 싶어 하던 작은 아이가 이젠 그곳에 더 있고 싶단다. 살짝 섭섭하기도 했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안락함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그곳이 자신에게 많이 편안해 진 것이기에 감사하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