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상 2019. 12. 16. 17:13

 

친한 박선생님이 팥죽을 선물로 가져다 주었다. 이맘때면 특히 먹고 싶다. 동지가 가까우면 올해는 혹시 ‘우리 어머니께서 팥죽을 쑤시려나?’ 하고 기대하게 되곤한다. 일주일 남았는데 박선생님께서 당신만의 비법으로 만든 팥죽을 만들어 주어 정말 행복했다. 얼마나 맛이 있는지 처음에 찻잔에 담아 조금만 맛보자고 생각했는데 벌써 세번이나 가져다 먹고 있다. 같이 먹고 싶은 큰 아이가 생각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검은 팥을 사용했다고 한다. 검은 팥은 약에 가깝다면서 며칠전 나눠 먹어야 한다며 주셨었다. 팥의 저 밑바닥 부터 올라 오는 것 같은 구수함이 향수에 젖어 들게 한다. 찹쌀이 주는 걸죽함이 입안에서 함께 퍼지니 황홀경에 빠져드는 것 같은 기분이다. 생명이 넘치는 이 귀한 음식을 누리게 되다니 정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