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상 2019. 10. 25. 21:12

 

오늘 밤사이 기온이 갑자기 떨어진다고 하여 카페앞 화분을 급하게 들여 놓았다. 여름동안 잘 자라 주었는데 나의 부주의로 죽게 하고 싶지 않았다. 우리 집의 화분들은 마당안이어서 레몬 잎이 아직도 파란색인데 카페앞은 도로가 바람 길이다. 언젠가 바람이 많았던 날에 회오리 바람이 치는 것을 보았었다. 카페 앞이 정말 추운 편이어서 레몬나무 이파리가 노랗게 단풍 든 것이 꽤 많다. 화분받침을 찾아서 자리를 잘 잡아 주어야 할 것 같다. 벌써 시월이 다가고 있다. 세월이 참 빠르다. 레몬 잎을 따서 뜨거운 물에 우려내어 마셨더니 목이 시원해 지는 느낌이다. 순식간에 카페안이 초록으로 멋스러워졌다.

 

아침에 오니 창문으로 들어 오는 아침햇살아래서 나뭇잎들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나의 마음까지 환해 지는 느낌이었다. 오늘 학회에서 큰 아이가 발표를 한다고 하여 긴장감을 갖고 아침부터 기도를 해주었다. 아빠도 동생도 기도했다면서 전화를 주었다며 발표가 다 끝나 행복하다고 카톡을 보내 왔다. 아렌트에 대한 발표였는데 자신의 글을 가족 카톡에 올려 주었다. 청년시절 우리 아빠에게 책이 많았어서 칸트도 다른 철학자들의 글을 읽었었는데 큰 아이 덕분에 다시 떠올리기도 하며 더 쉽게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어떻게 사유하고 또 그것을 어떻게 기록하는지를 알게 해 준 매력적인 글이어서 읽으면서도 잘 이해가 되었고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들어 주었다. 우리도 아이가 공부하는 철학을 살짝 맛보게 만들어 주어 감사했다. 작은 일까지 삶을 나누어 주어 온가족이 함께 공감해 줄 수 있어 참 감사하다. 참 사소한 빨래를 하는 이야기부터 신앙과 철학이야기까지 우리 가족 단체톡은 참 놀라운 카톡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