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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예절

걸상 2019. 8. 21. 07:54

요리 수업을 한 후 음식을 먹으면서 말해주곤 하지만 첫 수업날에는 꼭 식사 예절에 대해 강조를 한다. 열심히 스파게티를 만들었는데 정말 맛은 있는데 김치가 먹고 싶다고 크게 말해 버려 우리가 만든 음식과 노고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있다. 한 끼 정도는 내 구미에 맞지 않아도 속마음을 표현하지 않고 맛있게 먹어 줌으로 땀을 흘리고 애쓴 이의 심정을 헤아려 줄줄 알아야 한다. 예의와 타인과의 공감에 대해 그 차원에 대해 늘 설명해 주곤 한다. 김치는 집에서 언제든지 먹을 수 있으니 한 번쯤은 말하지 않고 또 온몸으로 드러내지 않고 그냥 넘어가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아도 맛있게 먹어주면 얼마나 힘이 나는지 모른다.

 

남편도 당신이 직접 요리를 해보기 전에는 맘에 안드는 방식으로 조리된 반찬은 거들 떠 보지도 않았었다. 예를 들면 가지 볶음 같이 기름과 간장으로 볶은 것이 싫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당신이 요리를 해보고 난 후에는 맛있다고 말해 주고 정말 잘 먹어 주게 되었다. 가지가 끝날 즈음이면 껍질이 두꺼워지고 씨가 커져 찌기에 적합하지 않음을 설명해 주었다. 집을 떠나 살게 된 후부터 집밥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지 우리 아이들은 거의 경외감을 갖고 음식을 대하곤 한다. 조리를 하느라 땀이 줄줄 흐르고 있는 상태로 테이블에 앉으면 감사하게도 선풍기 얼굴을 돌려주고 정말 안쓰러워해 준다. 큰 아이가 집에 와서 오래 있으면 스스로 반찬을 만들어 주곤 하는데 정말 달걀말이 하나를 만드는 것도 얼마나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지를 알게 되어서 그런 것 같다. 사소한 배려를 통해 상대방의 마음의 크기를 알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