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상 2019. 7. 15. 22:59

 

 

카페 문을 닫고 차를 운전하여 오다 보면 발바닥, 발가락이 아파온다. 신기하게도 꼭 쉬려고 하면 종아리도 함께 아파온다. 그제야 날 헤아려 볼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생긴 탓이리라. 예배시간처럼 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손가락의 모든 마디마디마다 다 아파온다. 손가락을 하나하나 주물러 주어야만 나아지는 느낌이 들곤 한다. 나이를 먹었으니 당연한 일임을 깨닫는다. 적당히 움직여 주어야 하는데 순간 폭발력을 발휘하여 압축적으로 일한 날은 어김없다. 막상 일할 때는 마치 로봇인양 힘을 쓰게 된다. 장을 본 것이 무거운데도 얼마나 씩씩하게 들고 운반하는지 마치 내가 원더우먼이 된 것 같았다. 어제가 그랬다. 한 시간 안에 후다닥 밥을 하고 요리를 하였는데 손가락이 욱신욱신하게 아팠다. 사실 요리라는 것이 재료를 구입하고 준비하여 오랫동안 느긋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많은데 머리와 몸을 써서 빠른 시간 안에 먹을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카페를 하다 보니 미리 준비하는 것이 늘 여의치가 않다. 오늘 오전에도 얼마나 일이 많았는지 모른다. 그동안 밀린 빨래를 널고 은행일을 보고 커피를 볶고 빵을 만들고 또 서류를 써야 해서 종종걸음을 치며 움직였다. 기계적인 일들이 아니어서 시간을 맞추어 주고 타지 않도록 지켜 주어야만 했다. 갱년기가 심하지 않았는데 이런 날은 하루 세 번쯤 흠뻑 땀에 젖곤 한다. 그럼에도 잠이 안 오면 안 오는 대로 그냥 나이 들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가는 편이니 남편은 내게 “당신은 갱년기가 벌써 지나가 버렸잖아!”한다. “심하지 않아 늙어 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서 그래 보이지!”라고 대답한다.

 

얼마 전 퇴근한 후 해수욕장 모래 위를 걸었다. 발바닥이 훨씬 덜 아프고 편안했다. 아이들이 내가 운동을 안 해 자주 아픈 것 같단다. 약간 공격적으로 운동을 해주어야 할 것 같다. 운동을 하고 와서 씻고 나니 정신없이 죽은 듯이 잠을 잤다. 자면서 몸부림 칠 정도로 운동을 해주는 것이 간헐적이나마 참 필요함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