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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2장 (큰 아이의 큐티)

걸상 2019. 6. 29. 01:28

레위기 2장

"거룩은 내재적이 아니라 관계적이다."

 

소제는 하나님의 기쁨과 호의를 얻기 위한 제사이다. 소제의 베이스는 곡식이다. 고운 가루로 드리거나, 화덕에 굽거나, 철판에 부치거나, 냄비로 드리거나 하는 이 모든 것은 곡식이 주 재료이다. 곡식 제사에 대해 생각할 때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다. 가인. 어렸을 때 교회 선생님이, 원래 제사는 동물을 잡아 드리는 것인데, 아벨과 달리 가인은 하나님께 드리는 것을 아까워하며 곡식을 드려서 하나님의 미움을 샀다고 가르치셨었던....

레위기 2장을 제대로 묵상하며 그런 오해를 풀었다. 하나님이 명시하신 제사법에선 하나님의 기쁨을 얻는 제사를 드릴 땐 곡식을 드리라고 말씀하시니 말이다. 가인의 제사의 문제점은 '무엇을' 바치느냐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바치느냐 였던 것이다.

같은 의미에서 거룩하다/ 거룩하지 않다 라고 칭하시는 어떤 행위에서, 이를 판가름하는 기준은 물질 자체에 있지 않았다. 그 기준은 '하나님께서 어떻게 지정하시느냐'였다. 어떤 행위들의 함의를 찾아 그 의미를 미루어 짐작하는 지점이 분명히 있으나 절대기준은 하나님께 있었던 것이다. 거룩이 "특별한 목적을 위하여 어떤 물질이나 사람을 따로 떼어 구분한 상태"이니 말이다. 누룩을 어떤 때는 넣어도 되고 , 어떤 때는 절대 넣어선 안되고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 모든 거룩을 향한 추구의 본질은 결국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상기해본다. 일상 속에서 죄라고 불릴 만한 일을 별로 하지 않은 날, 그러나 하나님과 어떠한 교제도 없었던 어느 날을, 지난날들과 비교하여 죄에 덜 넘어졌으니 비교적 잘 살았다 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은 관계다!

느낌에 치중하는 신앙을 경계하다 보니 기도생활이 망해버렸다.(아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지점... 뭔가 건조한?) 그런데 지나가듯 어떤 글에서 번뜩! 사역도 열매도 다 보겠지만, 풍요로운 공동체 안에 거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나는 바래져 가는 것이 아닐까 두려워졌다. 곱고 아름다운 것들은 다 한때지만 하나님이 닦으신 내면의 빛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요즘 엄청 느끼는데, '성화된 심령이 반사하는 그리스도의 영광의 빛'을 나에게도 허락하시기를!

 

레위기를 읽고 있는 동생을 위해 보내 준 큰 아이의 큐티가 정말 나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어 주었다. 세상적인 시각으로 보이는 모든 영역에서의 성공과 실패, 그것들에 의해 영향받아 비교되는 나의 내면의 마음을 점검해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