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손님들의 커피를 내리면서 넉넉히 내 것까지 만들었다. 얼마나 커피가 먹고 싶었는지 모른다. 왼손잡이여서 사진을 찍고 보면 손잡이가 늘 왼쪽에 있다. 박선생님과 강릉에 갔다가 같이 샀던 폴란드 커피잔이다. 항아리 모양이어서 맘에 들었었다. 커피를 마시다 보니 인스턴트 커피 맛과 고급커피콩으로 내린 커피 맛의 차이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얼마전 손님으로 오신 선생님께서 인스턴트 커피도 늘 맛있다시며 마셨는데 유명 커피 전문점에서 가져온 일회용으로 내려 마시는 커피를 사와서 마셔보니 수준이 달랐다고 고백하셨다.
갖가지 맛들이 향연처럼 피어오르는데 정말 행복해 지더라고 말씀해 주셨었다. 일정한 맛과 향인 인스턴트 커피를 맛있게 먹고 싶어서 레드와인이나 와이트 와인,소금을 살짝 넣어 풍미를 내어 만들어 마셨었던 옛날 기억이 떠 올랐다. 인스턴트 커피의 그 그윽한 향만으로도 황홀했었던 적이 얼마나 많았었는데 싶었다.
오전에 서류를 만들어 메일로 보내야만 했었다. 열시쯤 갑자기 4월 견적서를 보내 달라는 문자가 왔다. 서류를 하고 있었던 터라 한꺼번에 와르륵 해버렸다. 수업 전에 견적서를 만들려면 꼼꼼하게 만들어야 해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다. 어차피 해야만 할 서류여서 미리 만들어 두면 나중이 편해질 것 같아 흔쾌히 만들어 주었다.
주말에 카톡만 하고 서로 통화를 못했었는데 전화가 와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또 행복했다. 일본에 여행가기로 한 작은 아이가 미리 일본에 가서 예배 할 교회를 검색하여 두었어서 참 감동이었다. 큰 아이도 함께 검색하며 살펴보며 카톡으로 서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기특했다. 주일 예배가 아이에게 얼마나 귀한지를 느낄 수 있어 정말 감사했다. 월요일에 통화를 하게 되면 목사님의 주일 말씀을 서로 공유하면서 은혜를 나누곤 한다. 건축을 전공하신 나들목교회 목사님께서 교회를 건축학적으로 풀어 주시는데 너무 은혜로웠단다. 말씀속에서도 건축에 비교하신 말씀이 있지만 정말 디테일하게 접근하여 풀어 주셨는데 정말 참신하기도 했지만 은혜 그 자체였단다.
작은 아이는 학교에서 보강을 주일날 해주기로 했단다. 수업을 마칠 즈음 학교까지 상해의 큰 한인교회에서 차를 보내주는데 두 주는 그 교회의 청년부 예배에 가기로 했단다. 거의 일거수 일투족을 나누어 주니 정말 감사하다. 아픈 곳은 없는지 잠의 질은 어떤지 늘 물어 보게 된다. 한 달이 지난 시점이어서 어느 정도 익숙해져 가는 것 같아 감사하다. 작은 아이는 언어가 끝이 없어 보이는 사막과도 같아 보인단다. 하염없이 밀려오는 파도처럼 외우고 나면 또 외울 것이 생긴단다. 열시간동안 공부를 한다고 해서 성과가 그만큼 나는 것이 아니어서 수학과도 닮아 있단다. 어째튼 공부한 것이 오랫동안 쌓여져 익숙해져 가야만 하고 공부 양이 많아 끝까지 공부를 해야만 하는것 같단다. 이번 주 우리 목사님 말씀대로 코끼리를 먹으려면 첫 입 부터 시작하여 주저 앉지 말고 쉼없는 지속적인 공략이 필요한 것 같다. 날씨가 따뜻해져 오니 아이들의 공부를 향한 열정만큼이나 긍정적인 마음이 넘쳐나는 것 같아 감사하다. 매주마다 감사할 내용이 늘 넘쳐난다.
토요일날 볶은 르완다 피베리인데 처음 오신 손님들이 맛있었다고 말해 주어 기뻤다. 바람이 비교적 적어 지직거림 없이 라디오에서 빠른 음악이 흐르고 있다. 마음도 봄을 통과는 계절과 함께 음악만큼이나 힘차게 따뜻함을 향해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들어 감미롭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달라는 주문이 들어 왔었다. 얼음을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