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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
걸상
2018. 7. 25. 13:01
작은 아이가 커피를 좋아 하게 되었다. 내가 볶은 커피가 맛있다고 날마다 집에 오는 길에 커피를 가지고 오라는 주문을 한다. 편의점의 커피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훨씬 맛있게 느껴진단다. “커피 콩이 얼마나 좋은 콩인데 당연하지”하고 말해 준다. 아이의 한마디에 감동을 받아 카페에 오면 무조건 일 순위로 커피를 만들어 준다. 남편은 한사람의 객관적인 팬이 생겨서 좋겠단다. 운동을 가면서도 자기가 마시던 커피를 뚜껑을 닫아 냉장고에 넣어 두고 간다. 아침에 일어나면 어제 먹다 남은 커피에 얼음을 채워 또 먹는다. 커피 한잔에 완전히 목숨을 건 것 같다. 오로지 맛으로만 평가하니 가장 두려운 존재가 되었다. 커피를 볶으면 볶은 날과 그 이튿날 커피맛을 비교하도록 내려준다.졸지에 early taster가 되어 버렸다. 나도 모르게 나보다는 아이의 입맛에 맞추어 커피를 볶고 있다. 날카롭고 건설적인 비판자가 곁에 생겨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