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상 2017. 11. 4. 11:05

 

남편과 나는 콩을 좋아한다.

밥에 되도록 많이 넣는 편이다.

작은 아이는 콩을 되도록 적게 넣어 주는데도 다 먹은 밥공기안에 골라 놓은 콩이 굴러다니고 있다.

상을 물리면서 욕을 해준다.

 

작은 아이가 밥 속에 물든 콩물에 속한 영양분이라고 섭취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콩을 넣어 밥을 만든다.

오늘 아침에는 콩을 넘 많이 넣어 아이의 밥그릇에도 콩이 많이 들어 갔는데도 다 먹어 주어 감사했다.

 

나의 이십대를 돌이켜 보아도 제대로 밥을 먹지 못했었던 기억이 많다.

돈이 없어서도 그랬고 또 돈으로 밥보다 책을 사고 싶은 마음이 컸었던 것 같다.

차비를 아끼려고 청계천을 걸어서 가던 생각도 난다.

 

아이들의 자취방에 가보면 열정을 다해 만들어 준 반찬들이 그대로 남아 있을 때가 많다.

다시는 만들어 주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곤한다.

'아마도 만들때 만큼 맛이 떨어져서겠지'라고 마음을 다스려 보아도 맛과 상관 없이 먹을 시도도 해보지 않은 것 같아 속상하다.

<밥보다 귀한 것이 뭔지>하며 속상해 할 뿐이다.

 

 

한끼라도 더 집에서 먹이고 싶은 욕심에 하루라도 빨리오고 늦게 가기를 바라는 부모마음을 알고나 있을런지 모르겠다.

철이 들어 내 나이가 되었을때면 밥이 귀한 줄도 사람이 귀한 줄도 알아가겠거니 싶다.

기다려줄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