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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위대(줄기)볶음

걸상 2017. 5. 4. 14:21

 

 

머윗대를 볶았다.

어머니께서 사서 삶아 먹기 좋은 굵기로 만들어 주셨다.

반찬을 만들면 늘 영칼로리라고 말해준다.

섬유질도 많이 있어 좋다.

이계절에 머윗대를 못 먹으면 남편은 섭섭해 한다.

통과의례처럼 말이다.

아이가 있어 죽염을 넣었고 물을 넣어 푹 익혀주었다.

부드러운 맛을 더 해주고 싶어서다.

아무맛 없는 음식을 더 무미하게 만들어 거부감없이 익숙해 지도록 해준다.

보통 남편만 있으면 초장에 버무려 주곤 한다.

언젠가 우리 아이들도 꼭 먹고 싶어하는 음식이 될 것이다.

 

엄마가 다 자란 아이들 앞에서도 인정 받을 수 있는 영역은 음식 부분인 것 같다.

아이들의 서구화된 입맛을 엄마만의 사랑과 메뉴로 잡을 수 있는 것도 엄마의 능력 중 하나 인것 같다.

어머니께서 왜 그렇게 음식에 돈을 많이 쓰시는지 이제야 알 것만 같은 느낌이다.

틈이 날때 마다 식재료들을 사서 냉동실이 넣어 두셨다가 모임때면 짜잔하고 내어 놓곤 하신다.

어버이날 가족 모임때도 삼촌에게 주신다면서 보리톳나물 무침,깻잎지들을 만들어 가신다.

엄마가 사랑으로 만든 음식 만큼 위로가 되는 음식이 또 있을까 싶다.

 

음식 프로그램을 보다가 나도 대성통곡을 한 적이 있었다.

가수 바다가 엄마의 음식을 생각하며 맛있다고 울때였다.

 

작은 아이가 지난 주에 보내 준 음식들이 너무 맛있어서 다 먹었다며 내일 가족모임에 만들어 가져와 달라고 전화가 왔다.

아침부터 무채김치를 만들었다.

미리 미리 준비해 둘 것과 한번에 폭풍같은 집중력을 발휘해야만 하는 요리를 구분하여 만들곤한다.

미리 만들어 두면 맛이 없어지거나 일주일 안에 상할 수도 있기때문이다. 

 

지난 주에는 닭다리살을 양념에 재워갔었는데 모두 맛있어 했다며 또 만들어 달라고 하였다.

갑자기 마음이 바빠진다.

머언 훗날 우리 아이들도 음식을 보며 날 생각해 줄런지...

고기가 아닌 토속적인 그런 음식들로 말이다.

나도 바다의 엄마처럼 음식으로 기억되는 엄마이고 싶다.

언니들이 멸치 볶음을 할때면 <엄마처럼 볶으라>는 말을 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