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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앞을 지나면서

걸상 2015. 7. 15. 04:00

 

그냥 당당하게 홈플러스 앞을 지나가곤 했었다.

 

내 생애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 했었다.

큰 아이는 (엄마가 이렇게 스러져 가는 나무처럼 시골 소도시에서

생애 마지막까지 신앙하면서 살게 된다는 것이 슬프게 느껴진다)고 말하곤 했었다.

 

한달이 넘었다.

부모님이 목회 하시던 교회를 떠난 것이...

아마도 나로하여금 더 헌신된 모습으로 삶하길 원하시는 깊은 뜻이 있으시리라 확신한다.

나름 많이 마음이 정리 되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감정의 앙금은 남아 있었던가보다.

순간 인사를 같이 했었지만 저절로 고개가 돌려졌다.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장미공원에서 흐르는 강물을 응시하며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백로를 보았을때 나를 보는 듯 했다.

 

저 새도 나만큼 생각이 많구나 싶었다.

(나를 떠나게 한 사람들)이란 생각이 엄습해 왔다.

(여전히 즐겁구나) 싶기도 했다.

그들의 일상이 왜 이렇게도 날 서럽게 하는지....

원망의 마음이 갑자기 눈덩이처럼 커졌다.

이런 내 모습이 낯설고 미워 슬픔이 밀려들어 왔다.

원망은 내 마음만 상하게 할 뿐임을 알기에....

 

그 짧은 만남이 지금까지도 잠 못 들게 하는 것 같다.

용서와 교회의 안정을 생각해왔었다.

머릿속과 마음이 따로 노는 느낌이 들어 힘들었다.

 

집에와서 교회와 관련된 단톡방에서도 나와버렸다.

감정부분도 빨리 정리하고 싶었다..

바쁘게 살아도 쉬 잊어지지 않을 것이다.

아니 평생 주홍글씨를 가슴에 달고 살아가게 될 것이라 믿는다.

 

주님이 주시는 자유함을 소유하고 싶다.

주의 도우심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