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안개
오늘은 안개로 먼 바다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바닷가 카페에 오랜만에 큰 아이와 함께 왔다.
커피와 샌드위치로 아침을 대신하였다.
나름 적응하는라 힘들어 많이 아팠었던 큰 아이는 자기의 삶을 하루 더 연장시켜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 지를 알았었던 시간들이었다고 고백했다.
힘들어 하는 나에게 젊어선지는 모르지만 자기로서는 엄마가 영을 살리고 말씀을 먹여 주는 교회를 찾는 것이 더 좋겠단다.
내가 살고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 공감이 되었다.
라포가 형성되었다고 생각했고 오랫동안 내 속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음에도 공감보다 비난이 앞섰었다.
이상에 맞추는 것을 늘 좋아했음에도 인간이해 보다는 기계처럼 감정적인 조절이 가능하다는 말 앞에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로 맞는 포인트가 형성되어야 화해가 가능함을 알기에 더 힘들었다.
내가 죽어 밑에 깔려도 상대가 열어 줄 맘이 없으면 모두 다 헛수고인 것이 사람과 삶 사이의 관계 임을 안다.
안개는 금방 걷히고 날은 더 맑아졌다.
해무를 늘 감격하면서 바라보았던 이유는 아마도 금방사라지기 때문인 것 같다.
인생길의 안개는 왜 이리도 긴지...
인간의 어떤 노력으로 꿰매어 질 수 있다면 좋으련만...
오늘 만남을 약속했다.
좋아지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개선을 위한 만남이 더 골이 깊게 만드는 것을 목도해왔기 때문이다.
자신의 것을 내려놓지 못하고 끝가지 움켜 쥐려고 할때 사람은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것 같다.
내 생각이 아닌 주님의 생각대로 이 모든 것이 온전해지기를 갈망한다.